"푸틴, 헬싱키서 트럼프에 핵무기 조약 5년 연장 등 제안" 폴리티코

기사등록 2018/08/08 18:39:02

폴리티코, 러시아 작성 헬싱키 단독회담 주제 문건 입수

【헬싱키=AP/뉴시스】 16일 핀란드 대통령궁에서 단독 정상회담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인삿말을 마치고 사진촬영 용 악수를 하고 있다. 긴장된 모습의 두 정상은 곧 기자들이 나간 뒤 120분 동안 통역만 배석한 채 이야기를 나눴다. 푸틴 앞에만 메모지와 필기구가 보인다. 2018. 7. 16.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7월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단독회담에서 핵무기 통제 및 우주 무기 배치 금지, 그리고 이 같은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한 양국 간 협상 등을 요청했다고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2시간 동안 진행된 헬싱키 단독회담에서 미러 정상이 논의할 주제들을 정리해놓은 러시아 측 문건을 입수했다. 문건 최초 유출자는 러시아 관리들이고, 폴리티코는 다른 인사를 통해 문건을 확보했다고 한다.

 러시아어로 작성된 문건의 제목은 "무기 통제 문제에 관한 대화"라고 되어 있다. 이 문건은 푸틴 대통령이 일련의 핵협약을 연장하고 새로운 무기 제한을 추구하겠다는 의지 등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지난 7월 말 모스크바에서 있었던 비공식 무기통제협상에 참가했던 한 인사는 새롭게 공개된 세부 사항은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와 관련해 미러 간 전통적인 협력을 유지하는데 관심이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이것은 '우리는 다양한 안보 문제들에 대해 미국과 의견을 나누기를 원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러시아 측은 문건에서 핵무기를 제한하는 신 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 Treaty)을 5년간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이 조약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했다.

 러시아는 문건에서 "조약 이행과 관련된 현존하는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면서 오는 2021년 초 끝나는 조약을 "5년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

 이 문건은 양국이 핵 위험을 줄이고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는 여러 영역에 대해 설명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문건은 특히 양국 간 체결된 중거리핵전력조약(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에 대해서도 재확인 하고 있다. 1987년 12월 8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 간 회담에서 양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 장착용 중거리와 단거리 지상 발사 미사일을 폐기하고 합의했다.

 문건은 또 양국이 무기를 우주에 배치하는 것을 금지하는 새로운 우주조약 체결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문건은 양국이 "우주에서 비(非) 무기 배치에 대해 논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미러는 지난 1967년 우주조약을 체결했지만, 이는 단지 대량파괴무기를 우주에 배치하는 것만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뿐 아니라 중국도 현재 위성 무기나 우주 자산을 공격하는 다른 공격 수단들을 개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건은 이어 동유럽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언급하면서, 워싱턴과 모스크바 간 신뢰와 투명성을 높이고 유럽에서 군사작전을 하는 동안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들을 취할 것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양측은 "불안정한 종류의 무기들을 확인하고, 무기 통제 메커니즘을 고려하기 위한 전문가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국간 협상을 위한 장소도 모색하면서, 시리아와 같은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들을 논의할 수 있는 국무차관과 외무차관이 이끄는 "전략적 안정성" 협의를 제안하고 있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 러시아 외무부와 국방부 간 '2+2 대화'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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