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개혁 권고안 쥔 송영무 국방, 경질설 딛고 임무 완수할까

기사등록 2018/08/02 18:37:29

개혁TF 권고안 다듬어 서둘러 청와대에 보고 예정

최근 잇단 경질설에 낙마 우려 속 개혁 드라이브 관심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브리핑실에서 국방개혁 2.0 기본 방향 발표를 하고 있다. 2018.07.27.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국군기무사령부를 해체 수준으로 혁신하고, 병력을 대폭 줄이는 기무사 개혁 권고안이 확정된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경질설을 딛고 기무사 개혁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방부 산하 '국군기무사령부 개혁위원회(기무사 개혁TF)'는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제15차 전체회의를 열어 기무사 개혁 권고안을 확정하고 이를 송영무 장관에 보고했다.

 지난 5월 중순 발족해 두 달여간 15차례 회의를 가진 개혁TF가 고심 끝에 국방부에 제시한 권고안은 이렇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기무사의 정치 개입 및 민간인 사찰을 원천 봉쇄하고 조직을 사실상 해체하는 수준으로 기존 관련 법령과 제도적 장치를 폐기하기로 했다.

 지금의 기무사 조직은 인력을 30% 감축하는 동시에 사령부급 국방부 직할부대로 존치하는 방안과 국방부 본부조직에 두는 방안, 독립된 형태의 외청으로 두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당초 개혁TF는 계엄령 문건 특별수사 결과와 보조를 맞추려 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빠른 개혁안 도출을 강조하면서 조기에 결론을 내렸다.

 이제 바통은 국방부로 넘어갔다. 국방부는 개혁TF의 권고안을 토대로 타당성을 검토한 뒤 최종 개혁안을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지난달 27일 '국방개혁2.0' 기본방향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지만 기무사 개혁안은 빠져 있었다. 따라서 최대한 서둘러 최종 개혁안을 확정해 보고한 뒤 개혁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 경질설에 시달리고 있는 송영무 장관이 계속해서 기무사 개혁이란 거친 항해를 계속하기 위한 키를 움직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 국방개혁2.0 보고대회에 참석하여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8.07.27.pak7130@newsis.com

 송 장관은 취임 후 기무사 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평소 참모진들에게도 임기 중 기무사 개혁 만큼은 확실히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최근 기무사 계엄 문건 처리 과정에서 빚어진 논란 속에서도 기무사 개혁이 국방개혁의 마지막 정점이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낸 송 장관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무사 개혁의 청사진이 될 권고안을 손에 쥐면서 대수술을 앞두고 있지만 송 장관이 계속해서 이 작업을 주도할지, 아니면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물러날지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이미 여러 차례 구설로 도마에 올랐던 송 장관은 계엄 문건에 대한 후속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론과 함께 지난달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빚어진 기무부대장과의 마찰 등 하극상 논란까지 겹치면서 리더십에 큰 흠집이 생겼다.

 하지만 그럼에도 송 장관은 여전히 현 정부의 국방개혁 의지를 가장 확실히 끌고 갈 적임자로 평가되고 있다.

 비(非)육군 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오랜 시간 국방개혁의 방향을 놓고 고민했고, 취임 이후에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거침 없이 달려왔다.

 따라서 송 장관을 대신해 국방개혁 중 가장 시급하고도 시발점이 될 기무사 개혁이라는 중대한 임무를 완성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4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린 2018년도 제32회 국무회의 차담회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뒷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8.07.24.pak7130@newsis.com

 기무사 개혁의 불씨가 된 계엄 문건을 폭로한 이철희 더블어민주당 의원이나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도 송 장관이 아니면 기무사를 환골탈태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휴가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해 송 장관을 향한 믿음을 이어갈지, 아니면 국방개혁 임무를 새로운 인사에게 맡길지 초미의 관심사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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