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2시부터 경찰 입회한 가운데 부검 실시
부검의 "익사 가능성 높지만 아직 확정할 단계 아냐"
국과수 조사결과는 2주 후 나올 예정
강현욱(법의학 전공) 제주대학교 의과전문대학원 교수는 2일 오후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4층 부검실 앞에서 브리핑을 통해 "시신 부검 결과 타살을 의심할 외상이 없고 폐를 봤을 때 익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부검은 경찰이 입회한 가운데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돼 약 1시간 가량 진행됐다.
부검이 끝난 뒤 곧이어 취재진 앞에 선 강 부검의는 "아직 익사라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며 "시신의 폐가 오래 부패된 폐의 소견과 비슷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시신 훼손이 심하게 부패가 진행됐고, 수중 생물체에 의해 손괴됐다"며 "목을 졸렸다던지, 가격이 이뤄졌다던지, 결박 당했다던지 외상의 소견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인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부수적으로 플랑크톤 조사를 진행하겠다"면서 "조사가 마무리되면 익사 여부에 대해서 결론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숨진 최씨가 술을 많이 마셔 바다에 빠졌 실족사했을 가능성에 대해선 "혈중알코올농도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감정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폐 내 플랑크톤, 혈중알콜농도 등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조사결과는 2주 후쯤 나올 예정이다.
강 부검의는 최씨가 숨진 시기를 대략 6~7일 전쯤으로 추정했다. 이는 최씨가 실종된 날짜와 거의 비슷하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 방향도 범죄 가능성보다 최씨가 물에 빠지게 된 경위와 시신이 가파도까지 간 이유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사망한 장소에 대한 의혹을 명확히 하기 위해 세화포구 내 플랑크톤 성분과 일치 여부를 분석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시신이 해상에서 약 100㎞ 떨어진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 인근까지 이동하게된 경위에 대해선 당시에 북동풍 영향 등으로 충분히 서귀포 해상까지 갈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시신 이동 경위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전문가 분석 등을 종합해 추수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달 25일 오후 제주 동쪽 끝단에 위치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실종된 최씨는 이달 1일 오전 10시37분께 섬 반대편인 서귀포시 가파도 인근 해상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시신은 전신에서 부패가 이뤄지고 내부장기에 가스가 차 있었던 상태로 파악됐다.
최씨는 실종되기 전 착용했던 옷차림 그대로였으며 목걸와 귀걸이도 소실되지 않은 상태였다.
경기 안산시에 살던 최씨는 남편과 딸, 아들과 함께 세화항 인근에서 캠핑을 하던 중 술을 마신 상태로 혼자 밖에 나갔다가 7일 뒤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최씨는 실종 당일 편의점에서 구입한 술을 마시며 오후 11시38분께 언니에게 휴대전화로 통화를 시도한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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