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블록체인 사업 본격화...'1조 시장 ' 장악 스타트

기사등록 2018/07/25 08:38:03

국내 블록체인 시장 규모, 2022년 1조원 성장 추산

KT, 세계 최초로 통신망에 블록체인 적용…"국민 삶 바꾼다"

SK텔레콤, 스타트업 ICO 돕는다..."블록체인 생태계 조성"

LG유플러스, 해외 통신사·LG그룹간 협업…"서비스 준비 중"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이동통신 3사가 블록체인 사업에 본격 뛰어들면서 국내에만 머물던 통신시장에서 벗어나 세계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25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은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잇달아 발표하며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이동통신사, LG CNS와 협업으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지난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블록체인 기술 발전전략’에 따르면, 국내 블록체인 시장이 2017년 500억에서 2022년까지 약 1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 추산한 바 있다. 연관된 시장까지 고려하면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KT, 세계 최초로 통신망에 블록체인 적용…지역화폐 사업 계획

 KT는 24일 세계 최초로 네트워크에 블록체인을 적용한 ‘KT 네트워크 블록체인’을 공개하며 국내 블록체인 시장이 1조원 규모로 성장하도록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KT가 공개한 블록체인 기술은 전국에 위치한 초고속 네트워크에 블록체인을 결합한 노드를 구축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성능과 신뢰라는 두 가지 장점을 동시에 가졌다.

 KT 블록체인은 2019년 말까지 최대 10만 TPS(Transactions Per Second, 초당 거래량)의 성능을 구현할 예정이다. 현재 KT 블록체인의 성능은 2500 TPS이지만, 올해 말까지 1만 TPS를 구현하고, 2019년 말까지 10만 TPS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영일 KT 블록체인센터장은 "기술은 모두 준비됐다. 10만 TPS 성능 구현도 최대가 아니다. 이후 투자가 되면 더 올라갈 수 있다"며 "1만 TPS 정도면 은행에서 상용화 서비스를 하는데 무리가 없다. TPS를 단계별로 올려서 내년말까지 10만 TPS의 성능을 구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KT가 공개한 블록체인 기술은 인터넷에 접속할 때 IP가 아닌 고유 ID기반의 네트워킹을 통해 연결된다. 이로 인해 블록체인 고유 ID가 모든 연결에 대한 인증을 대신 제공할 수 있고, IP를 네트워크 단에서부터 숨길 수 있기 때문에 기존 IP 인터넷에서의 해킹과 개인정보 도용, DDos(분산서비스공격)와 같은 공격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KT는 이 블록체인 기술을 유무선 인프라, 5G 등 차세대 네트워크, 5대 플랫폼 사업 영역(미디어, 에너지, 금융, 재난·안전·보안, 기업·공공)에 적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사업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먼저 해킹 및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본인인증 기술을 적용한 블록체인 지역화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김포시와 KT엠하우스가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발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다른 지자체들에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KT의 자회사 엠하우스는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 '기프티쇼'에 블록체인 기반 포인트 시스템을 도입해 서비스 중이다. 기프티쇼 웹사이트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할 때 '기프티쇼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포인트 중심으로 운영되는 전자형 지역화폐 사업에 적용할 수 있다.

 KT는 블록체인을 차세대 기술인 빅데이터, 로밍, AI 등에도 접목해 글로벌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 헬스기록 관리에 블록체인을 적용, 개인 의료기록 보관 및 전송 문제를 해결해 원격의료 사업을 활성화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KT는 2019년 초 국내 에너지 시장에 처음 도입되는 '소규모 전력중개 사업'에 블록체인을 적용한 사례도 공개했다. 이 외에도 에너지 수요관리(DR) 사업과 EV 충전 등 다양한 스마트 에너지 상용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스타트업 ICO 돕는 '토큰 익스체인지 허브' 역할한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24일 블록체인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매칭시켜주는 '토큰 익스체인지 허브'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새로운 사업 방향을 밝혔다.

 '토큰 익스체인지 허브'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ICO(암호화폐 공개)를 통해 암호화폐를 발행할 때 체계적인 행정 지원과 조언을 통해 안전하고 투명하게 거래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ICO(Initial Coin Offering)란 사업자가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일회적 투자자 매칭이 아닌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돕고,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사회적 기업도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SK텔레콤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자산을 관리하는 서비스 및 지불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전문가의 평가가 가격을 좌우하는 고가 부동산, 다이아몬드, 원자재 등을 거래하는데 제약이 있다. 이는 신뢰가 확실하게 담보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거래가 되는 자산의 이력 확인이 가능하고, 거래참여자의 본인확인이 가능해져 신뢰 기반의 P2P(개인간) 거래가 가능해진다. 또 거래참여자의 직접 시장 참여로 중개자의 역할이 축소되고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오세현 SK텔레콤 블록체인사업개발 유닛장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사업을 하고자 하는 기업과 개인, 그리고 사용자 모두 가치를 얻을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해외 통신사·LG그룹간 협업…"서비스 준비 중"

 LG유플러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고객 서비스 차별화를 준비 중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기반 기술임을 고려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우선 글로벌 통신사와의 협업을 통해 휴대폰을 활용한 해외 간편결제 및 간편 해외 송금 등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관련된 해외 통신사와 긴밀히 협업 중이라고 LG유플러스는 전했다.

 이 외에도 LG CNS와의 협업 강화를 통한 서비스를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 그룹 간 협력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인증 등 보안이 강화된 고객 체감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협업 중인 해외 통신사가 어떤 곳인지, LG CNS와 추진하는 사업 내용은 무엇인지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서 LG CNS가 발표한 블록체인 사업 방향을 토대로 LG유플러스와 추진하는 사업 내용을 유추해 볼 수 있다.

 LG CNS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Monachain)'을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설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LG CNS가 출시한 모나체인은 금융, 공공, 통신, 제조 등 모든 산업영역에서 적용 가능한 기업용 (Enterprise)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현재 모나체인이 제공하는 3대 핵심 디지털 서비스는 ▲디지털 인증 ▲디지털 커뮤니티 화폐 ▲디지털 공급망 관리다. 디지털 인증은 모나체인의 핵심기능으로 모든 산업영역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기 위한 기반 기술이다.

 LG CNS는 차별화된 디지털 인증 서비스를 위해 DID(Decentralized Identifier, 분산 신원 확인) 기술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개인 휴대기기에서 개인식별번호(PIN, Personal Identification Number) 혹은 지문 등 생체정보만으로도 개인인증, 송금, 결제 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odong8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