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800억원대 리한, 워크아웃 신청
상장 부품사들 1분기 영업익 전년比 46%↓
리한 관계자는 13일 뉴시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회사의 상황이 좋지 않아져 지난달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300곳에 이르는 현대차 1차 협력사 중 특수한 경우인 금호타이어를 제외하고는 워크아웃을 신청한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업계의 충격은 더 크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1차 협력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고, 또다른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일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로 설립 39주년을 맞은 리한은 현대차에 에어인테이크(공기흡입기) 등을 납품하는 업체로, 1979년 설립 첫 해 기아산업에 '봉고' 제품을 공급하며 사업을 시작한 현대기아차의 오랜 파트너다.
수원에 본사를, 화성과 울산, 중국 베이징, 장자강, 미국 앨라배마에 공장을 두고 연간 1500만개의 부품을 생산해왔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834억원, 영업손실은 7억원, 당기 순손실은 81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리한이 미국에 수출한 부품 일부가 리콜대상이 되며 재무적 위기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한의 감사인인 삼덕회계법인은 리한의 지난해 연결감사보고서에서 "연결회사의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609억원 많아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의문을 불러일으킬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리한의 워크아웃은 국내 부품업체들의 위기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부품업계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며 "현대차가 감기에 걸리면 협력업체들은 독감에 걸리는데, 지금은 현대차가 독감에 걸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만에 하나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삼성증권에 따르면 24개 상장부품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6% 감소했다. 특히 부품사의 절반가량은 영업적자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pj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