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정부 주도 기업지배구조 개편 반대, 기업 존폐 어렵게 해"

기사등록 2018/07/10 17:19:39

인공적으로 재벌 가족경영 없애는 것은 꼬리가 개를 흔드는 것

기업 지배구조 개편은 수단으로 정답 없어…유연하게 생각해야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기업과 혁신 생태계'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2018.07.10.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정부 주도의 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장 교수는 10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기업과 혁신생태계' 특별대담에서 "인공적으로 재벌의 가족경영을 없애려고 기업 구조를 와해하려는 것은 '꼬리가 개를 흔드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 현대 가(家)를 지켜줘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온 국민이 키워준 기업을 총수 때문에 와해시키고 가족경영을 없애기 위해 엘리엇 같은 외국 단기 투기자본에게 넘겨주는 것은 큰일 날 일"이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폭스바겐의 사례를 예로 들며 기업 지배구조, 소유구조는 유연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은 창업자 가족이 지분의 50% 이상을 소유하고 있고, 2대 주주는 본사가 있는 저작센 주 지방 정부다. 가족과 국가, 노동자가 의결권을 나눠 가지고 있으며,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왜 그렇게 지주회사가 매달리는 것인지 의문이다. 예전에는 지주회사가 불법이었다"며 "지주회사 하지 말라고 해서 기업이 순환출자했는데 지금은 또 지주회사로 전환하라고 한다. 기업 집단의 존폐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힘주었다.

대담자로 나선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학 경제학과 교수도 인위적인 재벌 개혁에 우려를 표했다.

신 교수는 "가족경영이 전문경영에 비해 매출만 높은 것이 아니라 이익증가율도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라며 "가족경영은 기업이 성장을 하는데 중장기 미래를 바라보고 투자를 한다. 전문경영인은 2~3년마다 바뀌기 때문에 길게 보기 힘들다. 이분법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반대한 것을 놓고서는 "재벌을 때린다고 해서 환호하는 사람이 있는데 냉정하게 생각해서 본인에게 이익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며 "카타르시스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성장을 원한다면 지배구조 개편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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