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범죄 성립에 의문' 법원 이례적 판단…수사 영향은

기사등록 2018/07/05 16:57:41

중앙지법 영장판사 "법리상 의문 든다" 기각

법조계 "평소 못 들어본 사유…수사에 타격"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5일 새벽 강원랜드 채용 부정청탁(업무방해, 제3자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8.07.0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법원이 5일 강원랜드 취업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권성동(59) 자유한국당 의원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이례적으로 범죄 성립 자체에 의문을 제기함에 따라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권 의원 구속 영장 청구는 강원랜드 수사팀의 '항명 파문'을 유발한 이유 중 하나로 꼽혔던 사안이었다. 하지만 법원이 이번 사건의 핵심 피의자 수사에 근본적 문제가 있음을 시사함에 따라 향후 강원랜드 수사는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강원랜드에 지인 등의 채용을 청탁한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권 의원 구속영장을 이날 새벽 기각했다.

 허 부장판사는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해 법리상 의문점이 있다"며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와 피의자 주거 등을 고려할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허 부장판사가 제시한 사유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구속영장 기각 근거가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영장심사를 전담하는 판사가 구속영장을 발부하거나 기각할 때 외부적으로 드러내는 통상의 이유는 증거인멸 및 도주 염려이다. 있다고 판단되면 발부, 없다고 보면 기각 결정을 한다.

 그런데 법원은 권 의원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이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 도주 염려는 피의자 주거 부분 내용과 연결지어 볼 수 있다고 해도 증거인멸은 없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제시한 이유가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한 법리상 의문점'이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에 따르면 권 의원이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에게 취업 청탁을 한 이들은 자신의 옛 인턴 비서를 포함해 10여명에 이른다.

 검찰은 권 의원이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토록 인사에 개입한 시점을 2012년 11∼12월과 2013년 3∼4월 무렵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청탁 대상으로는 의원실 직원과 지인, 지지자 자녀 등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처럼 무더기로 청탁을 했다는 게 수사 결과인데 범죄 성립이라는 기본 요건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게 허 부장판사의 판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에게는 더 뼈 아플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수년 간의 중앙지법 전담 국선 경력이 있는 한 변호사는 "혐의의 일부만 소명이 됐어도 증거인멸, 도주 염려가 없다는 통상적 이유를 냈을 것"이라며 "검찰이 본 채용 청탁에 있어 일련의 과정 자체가 판사의 눈엔 납득이 안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범죄 성립에 의문이 있다는 사유는 민감한 내용이다. 따라서 웬만한 수준이었다면 판사가 대외적으로 공표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렇게 해도 된다는 완전한 확신이 있었다는 뜻이고 영장전담 판사가 권 의원 주장에 손을 들어준 셈이 돼 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권 의원 구속영장 기각 사유는 검찰에게 치명타"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지난 4일 영장심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특별수사단의 사실과 법리 구성에 문제점이 많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법원에서 차분하게 잘 소명드리도록 하겠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허 부장판사가 최근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인물은 이명희(69) 전 일우재단 이사장, 안태근(52·사법연수원 20기) 전 검사장, 김관진(69) 전 국방부 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삼성 노조 와해 공작 주도 혐의를 받는 전직 노동부장관 정책보좌관 송모씨에 대해서는 지난달 27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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