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영화는 표현의 자유"…경찰, 명예훼손 판단 근거는?

기사등록 2018/07/03 16:25:09

사건 발단 영화 '김광석', 서씨 살인 핵심 용의자로 지목

경찰 "대중의 관심 많은 공적 사안에 의혹 제기는 가능"

"객관적인 자료 없고, 단정적 표현 사용으로 명예훼손"

"해당 영화는 다큐멘터리…픽션과는 다른 기준 적용해야"

"표현 자유 위축되기 쉬운 권리…형사처벌 의문" 지적도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상호 기자017.10.19.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경찰이 가수 고(故) 김광석씨 아내 서해순씨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한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에게 명예훼손죄가 인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영화 '김광석'은 표현의 자유 영역이라 주장했던 이씨의 주장을 수사기관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8월 이씨가 감독한 영화 '김광석'이 개봉되며 시작됐다. 이씨는 해당 영화에서 서씨가 김씨 사망의 '핵심 혐의자'라는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김씨와 혼인 전 9개월 된 영아를 살해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후 이씨는 김씨와 서씨 사이에 낳은 딸 서연양이 2007년 사망한 데에 서씨가 딸의 죽음을 방치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하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서씨가 영화 상영을 반대하며 법적 대응을 한 데 대해 이씨는 "영화는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며 "그분(서해순)에게 검토받기보다 관객에게 평가받겠다"고 괘념치 않았다.

 3일 서씨의 고소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경찰은 김씨와 딸 서연양 사망사건에 대한 의혹 제기는 가능한 것으로 봤다. 1996년 불거진 김광석씨 사망 원인 논란은 대중의 공적 관심사였으므로 국민의 알권리과 표현의 자유가 허용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이씨 측의 의혹 제기가 충분한 근거에 입각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가 있다고 봤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대부분 김씨 유가족 등 주변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영화를 제작했다. 이씨는 일부 새로운 기록도 경찰에 참고자료로 제출했으나 대부분 자료에 대해 '홍수가 났을 때 사무실에 보관했던 자료들이 사라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씨 사망 사건과 관련, 이씨는 서씨를 '살인 핵심 혐의자'라고 지목하거나 서연양 사망 사실을 국회의원으로부터 건네들은 지 41시간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서씨를 서연양의 '살인 혐의자' '타살 주요혐의자'라고 단정적 표현으로 지목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촉발시킨 영화 '김광석'이 '다큐멘터리'라는 점도 고려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영화는 일반적 영화와 다르게 픽션이 아니고 실제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라며 "표현의 자유가 보다 폭넓게 허용되는 픽션 기반 영화와 다른 기준이 적용됐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가수 고 김광석의 부인 서해순 씨. 2017.10.12suncho21@newsis.com
지난 2월 서부지법이 영화 '김광석'의 상영·배포 중지를 요청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에 대해서는 "결정요지를 보면 이씨가 영화를 상영할지 안 할지를 판단할 위치가 아니고, 영화가 개봉한 지 오래됐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이 효과가 있기 어려워 그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김광석'의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는 취지에서 기각을 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한 변호사는 "경찰 수사 결과는 검찰이나 법원에서 뒤집혀질 수도 있지만 객관적 자료가 부족하고 단정적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라며 "특히 해당 영화가 다큐멘터리 특성상 관객들은 보여지는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게 되는데 그렇다면 보통 영화보다 더 크게 서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기 쉬운 권리라는 점을 들어 형사처벌의 대상이 돼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이씨와 같은 경우에는 현행법상 기소 의견이 나올 확률이 높고, 경찰이 이에 따라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본다"라면서도 "근본적으로 명예훼손 등으로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현행법에 의문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표현의 자유는 위축되기 쉽고, 특히 정치인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데 매우 중요한 권리"라며 "악의적으로 상대를 비방할 목적이 아니었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만으로도 해결이 가능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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