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건너뛴 '드루킹 첫 소환'…원점부터 수사 신호탄

기사등록 2018/06/28 13:35:45

통상 수사서 핵심 인물 조사는 후반부께 진행

특검팀, 압수수색 개시와 동시에 드루킹 소환

법조계 "의혹 전반 원점부터 살펴볼 듯" 분석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특검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06.2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당사자인 주범 김모(49)씨가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 첫 소환자가 됐다.

 통상적으로 의혹 사건을 조사할 땐 주변 관계자들을 먼저 부르고 수사가 무르익을 무렵 핵심 피의자를 소환하는 절차로 진행한다. 하지만 특검은 댓글 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씨를 가장 먼저 불렀다. 수사를 원점에서 시작하겠다는 특검팀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28일 오전 김씨를 포함해 필명 '서유기' 박모(31)씨 등 피의자 4명이 수감된 서울구치소와 의혹에 연루된 변호사 2명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를 개시했다.

 특검팀은 전날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뒤 이날 오전부터 김씨 등이 갇혀 있는 수감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작성 메모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김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핵심 회원에 대해서도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곧바로 드루킹 김씨를 오후 2시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압수수색을 통한 증거 확보 외에도 드루킹 김씨의 진술을 직접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애초 일각에서는 특검팀이 검찰과 경찰로부터 인계받은 자료의 분량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공식 수사가 시작돼도 곧바로 강제수사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허 특검도 이날 출근길에 오르면서 최근 경찰로부터 받은 추가 자료 기록 검토 등을 두고 "완벽히 숙지하기 위해 (수사팀) 다들 밤을 새워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특검팀의 광범위한 강제수사 개시는 이 같은 전망을 보란 듯이 뒤집은 셈이 됐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드루킹' 김모씨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6.20. photocdj@newsis.com
특히 김씨를 곧바로 소환 조사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통상 수사 관례와는 달리 핵심 피의자이자 의혹에 중심에 서 있는 자를 가장 먼저 조사하기 때문이다. 그간 불거져왔던 의혹 전반을 백지상태에서 처음부터 살펴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드루킹 김씨가 "(특검수사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겠다"며 향후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어차피 펼쳐진 길, 발버둥 치며 벗어나려 하지 않고 있다"는 게 변호인이 밝힌 입장이다.

 아울러 김씨에 대한 구속기간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현재 일부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드루킹 김씨에 대한 1심 선고 결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구속 상태일 때 최대한의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특검팀이 본격적으로 수사를 전개할 준비가 완료됐다는 의미로도 비춰진다. 그간 진행돼 온 기록 검토가 상당히 진척됨에 따라 이제는 본격적인 증거 확보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근거로 특검팀이 핵심 수사 대상인 드루킹 김씨를 곧바로 소환조사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의혹 사건 수사에서 핵심 인물 조사는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특검팀이 이 사건을 처음부터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a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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