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포천지, 최선은 대화지속·최악은 결렬
미국 시사지 포천은 31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이 우여곡절 끝에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두 정상이 어떤 종류의 합의를 이룰 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될 수 있는 방향으로 ▲대화 지속 ▲비핵화 ▲북한의 양보 ▲미국의 양보 ▲위험 심화 ▲관계 개선 ▲결렬 등 7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 대화 지속
포천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관한 결정은 유보하되 대화를 지속하자고 회담의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선언이나 정식 협정을 통해 양측 모두 평화를 원한다고 명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수준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북한이 일부 제재 완화를 대가로 핵미사일 실험 유예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입장에선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위협하는 단거리 미사일에 관한 약속을 추가적으로 하길 원할 수 있다.
◇ 비핵화
많은 전문가들이 북미 간 이견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첫 회담에서 비핵화를 둘러싼 모든 측면을 합의하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비핵화 이행 기간에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의 더글라스 팔 부소장은 양측이 핵무기 해제와 검증, 비핵화 이행 단계 등을 놓고 구체적인 협상을 어떻게 진행할지 시간표를 설정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폐기 또는 생산 제한을 약속하고 핵무기 개발에 쓰이는 원료 비축량도 제한하겠다고 약속한다면 좋은 거래를 했다고 볼 만하다고 포천은 설명했다.
다만 관건은 '검증'이다. 협상의 성공 여부는 김 위원장이 어느 수준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EA) 등 사찰단의 북한 핵시설 접근을 보장하느냐에 달려 있다.
◇ 미국의 양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유도하기 위해 김 위원장에게 즉각적이고 실재적인 여러 보상을 제공할 가능성도 나온다.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나 주한 미군 규모 축소를 검토할 수 있다 .
미국이 한반도에서의 군사 훈련 규모와 범위를 축소하고 북한도 군사 훈련을 자제하는 방안이 도출될 것이란 예상도 제기된다.
합의가 이뤄져도 북한 핵시설 사찰과 미국의 대북 경제 지원 방식을 놓고 이견이 불거지면서 과거처럼 거래가 무산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지나치게 북한에 양보를 하면 추후 미국의 영향력이 제한될 거란 지적이 나온다.
한국과 중국도 미국 입장에선 변수다. 이들이 적극적으로 대북 경제 지원에 나서면 핵문제를 놓고 북한과 흥정을 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빛바랠 것이란 우려가 남아 있다.
◇ 관계 개선
미국의 윌리엄 맥키니 전 태평양사령부 동북아시아정책팀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의외로 죽이 잘 맞아 선언문 이상의 유대를 형성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맥키니는 "그들이 테이블을 떠난 뒤 서로가 서로를 잘 안다고 자신할 수 있게 된다면 두 사람의 공동 선언에도 일종의 유효성이 생길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이번 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면"이라고 말했다.
◇ 노 딜(No deal)
북미 정상회담이 끝내 열리지 않거나 개최된다고 해도 합의가 결렬될 위험도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협상 방식이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태 안보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나치게 북한을 밀어붙이다가 합의가 결렬될 경우 북한보다 오히려 미국이 고집스럽고 호전적인 쪽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z@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