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몰카용'소형카메라, 판매 여전..."조폭이 쓴다고 칼 못파나"

기사등록 2018/05/16 14:33:50

'안경 몰카' 가능한 안경 카메라까지 판매 중

업체들 "법적 근거 없어 곤란...자체 정책 통해 규제 중"

【대구=뉴시스】우종록 기자 = 6일 오전 대구시 중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계단에 '허락없는 촬영은 범죄입니다'라고 적힌 몰카 예방 홍보문구가 지나는 시민의 눈길을 끌고 있다. 2017.12.06. wjr@newsis.com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홍대 누드크로키 사건' 이후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해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일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에서는 여전히 소형카메라 판매가 성행하고 있다.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소지가 높다는 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일부 업체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16일 현재 국내 대표적인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과 11번가, 인터파크, 옥션, 지마켓 등에서는 몰카에 사용될 소지가 높은 초소형 사이즈의 카메라가 판매되고 있다. 이들 사이트에서 ‘소형 카메라’라고 검색하면 액정이 없고, 라이터보다 사이즈가 작아 몰카 범죄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초소형 카메라가 다수 검색된다.

 심지어 인터파크와 지마켓, 옥션, 11번가의 경우 이른바 ‘안경 몰카’가 가능한 안경 카메라까지 ‘스포츠캠’이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이다. 옥션의 경우 ‘구글글래스’라는 해외 배송 대행업체가 등록돼 소형카메라를 팔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에서는 이 같은 제품들이 검색되지 않는다.

 소형카메라를 판매하는 이커머스 업체들은 판매자들의 제품 등록을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규제사항이 없고, 아주 작은 카메라는 소방관들이 쓰기도 하고, 국가기관에서 수사 목적으로도 쓰이고 있다"면서 "오픈마켓은 인터넷 상의 장터인데, 제품이 악용될 수 있는 가능성만 가지고 판매를 중단시키면 오히려 그게 불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칼이 있는데, 이걸 조폭이 쓰듯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판매를 막을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홍익대학교 회화 수업 도중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촬영해 인터넷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모델 안모(25, 여)씨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2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서 서부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안씨는 지난 1일 홍익대 회화과 '누드 크로키' 수업에 참여한 남성 모델의 나체를 몰래 촬영하고 이를 인터넷 커뮤니티인 '워마드'에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안씨는 해당 수업에 참여한 누드모델 4명 가운데 1명이었다. 촬영 대상인 남성 모델과는 사건 당일 처음 봤으며, 다툼 이후 홧김에 사진을 촬영해 온라인에 게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안씨가 워마드에서 활동한 내역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워마드 운영자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운영자 이메일 운영업체에 보내뒀다"고 전했다. 2018.05.12. kkssmm99@newsis.com
  다만 업체들은 몰카 악용 가능성이 있는 카메라 제품의 경우 자체 정책을 통해 걸러내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쿠팡은 카메라 인지가 어렵도록 안경이나 시계, 넥타이핀 등의 형태로 판매되는 제품들은 불법적 행위 조장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11번가는 불순한 의미가 포함된 단어는 검색이 안 되도록 막아 놨다. 옥션은 판매자들이 올리는 물건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해 삭제 조치하고 있다. 인터파크도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불온한 목적의 제품을 감시하고, 적발될 경우 제품 판매 제한과 일정한 패널티를 부과해 자격 상실까지 실시하는 프로세스를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 통념상 도의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조치들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 뒤, KS인증을 받은 제품들은 법적으로는 판매 문제가 없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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