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7일 전격적으로 중국 다롄을 방문한 것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보조를 조율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8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위원장이 1961년 ‘중조 우호협력 상호 원조조약’을 맺은 동맹국인 중국과 미북 정상회담에서 보조를 맞추기 위해 중국에 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문제들에 대한 북한의 전략 등에 대해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미국의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인 에번스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객원 선임연구원도 "김 위원장이 직접 시 주석에게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알리고, 북미 정상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전략(game plan)을 의논하는 한편 남북 정상회담 후 중국의 우려 등에 대해 들을 기회"였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북한이 중국 방문에 앞서 이를 한국 정부 미리 알렸다는 보도와 관련해 "상당히 이례적인 행보"로 "올해 초부터 북한이 외부세계에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
다만 리비어 연구원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원하는 미국과 핵보유국으로 인정 받으려는 북한과의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이미 핵 프로그램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산이 많은 북한의 지형상 핵시설과 핵물질 등에 대한 완전한 검증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북한의 핵 관련 신고가 얼마나 이뤄질 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왕이 외교부장이 지난 2일 북한을 방문한 후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미북 정상회담 이후 그 결과를 놓고 다시 회동할 것으로 관측했었다면서, 북중 정상이 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만나기 위해 두 번째 회담 일정을 앞당긴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어떤 것이 포함되어야 하고 어떤 것은 제외되길 원하는 지를 북한 측에 분명히 밝히려 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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