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스웨덴 한림원에 불어닥친 '#미투(Me too·나도 할 말이 있다)' 운동의 여파가 노벨문학상으로 향했다.
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1901년 설립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은 한림원은 이날 오는 10월로 예정된 올해의 노벨문학상 선정 진행 여부를 성명을 통해 발표한다.
올해 노벨문학상 선정은 한림원의 지원을 받아 프로젝트를 꾸린 사진작가 장 클로드 아르노의 성폭행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투명해졌다.
한림원의 종신위원인 시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의 남편 아르노는 지난해 11월 18명의 여성에게 고발당해 수사를 받고 있다.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들을 성폭행한 혐의다. 특히 사건 일부는 한림원 소유 건물에서 자행된 것이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아르노는 또 노벨상 수상자의 명단을 사전에 유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아르노가 촉발한 사태는 한림원 분열로 이어졌다. 프로스텐손을 종신위원에서 해임하는 안이 부결되자 종신위원 세 명이 이에 항의해 사임했다. 프로스텐손과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도 결국 사의를 표했다.
노벨문학상 선정 진행 여부를 두고 한림원 내부에서도 논쟁이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림원이 상을 수여할 상태가 아니라는 주장이 나오는 한편 일각에서는 그럼에도 전통을 지키기 위해 수상작을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학상 수여가 취소된다면 1943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내년에 두 명의 수상작이 나온다.
한 소식통은 스웨덴 라디오 방송에 "수상을 보류하는 것이 훼손된 조직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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