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농작업 사고 버스…'16년 된 중고차' 차체결함 가능성 대두

기사등록 2018/05/03 14:31:56

2002년 등록 이후 소유자 7번 변경…사고 이력 5번

영업용 버스 내구연한과 비교시 6년 연장 운행…폐차일보 직전

【영암=뉴시스】신대희 기자 = 2일 전남 영암군 한 자동차공업사에서 경찰, 도로교통공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미니버스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5시25분께 영암군 신북면 주암사거리 200m 이전 지점 편도 2차선 도로(국도 13호선·영암~나주 방면)에서 25인승 미니버스와 SUV 간 충돌 사고로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018.05.02.  sdhdream@newsis.com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알타리(총각)무 수확 작업 인부들을 실어 나르다가 도로 옆 도랑으로 추락해 탑승자 8명이 숨진 사고 차량이 16년 된 중고 버스로 확인되면서 차체 결함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광주과학수사연구소가 버스 엔진과 조향, 제동 장치 등을 분해해 차체 결함 여부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졸음운전 여부 등을 가리기 위해 운전자 이모(72)씨를 부검해 조사할 예정이다.

 차량 결합 가능성 제기는 경찰이 사고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도로교통공단 등과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2차로를 달리던 미니버스가 1차로를 주행 중이던 SUV의 조수석 후사경을 충격하기 전에 미세한 흔들림이 관찰된 데 있다.

 '보험개발원'이 유료로 제공하는 '중고차 사고 이력 서비스' 조회 결과 사고 차량은 지난 2002년 출시돼 같은 해 6월12일 차적지를 광주로 처음 등록한 현대차 25인승 카운티 미니버스(자가용 승합차)로 확인됐다.

 이후 2007년 11월, 2016년 11월, 2009년 1월, 2013년 12월, 2016년 4월, 2017년 3월까지 차량 소유자만 7번 바뀐 것으로 조회됐고, 숨진 운전자 이씨는 중고차로 이 버스를 구입해 그동안 농작업 인부들을 수송해왔다. 

 출고된 지 16년이나 지난 노후 중고 버스는 해당 기간 동안 차주가 바뀌는 과정에서 5건의 사고 이력도 확인됐다.

 2007년 8월부터 최근까지는 자기차량 손해담보(자차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추가 사고 이력은 확인할 수 없었다.

 마을 일부 주민들은 "사고 버스가 지난 3월께 작업 인부를 태우고 돌아오던 길에 엔진룸에서 하얀 연기가 나더니 멈춰선 적이 있다"고 말했다.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3일 '보험개발원'이 유료로 제공하는 '중고차 사고 이력 서비스' 조회 결과 사고를 낸 전남 영암 농작업 인부 수송 버스는 지난 2002년 출시돼 같은 해 6월12일 차적지를 광주로 처음 등록한 현대차 25인승 카운티 미니버스(자가용 승합차)로 확인됐다. 이 차량은 16년 동안 차량 소유자가 7번 바뀌고 5건의 사고를 낸 것으로 조회됐다. 2018.05.03. (이미지=보험개발원 홈페이지 캡처) lcw@newsis.com
이는 해당 차량이 노후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토교통부는 사업(영업)용 버스의 경우 차량 노후화에 따른 사고 예방을 위해 내구연한(차령)을 1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자동차 관리법상 공인된 자동차검사소에서 정기점검 검사를 받아야 법적으로 운행이 가능하다.

 비사업용 승합차로 등록된 '사고 버스'에 사업용 버스 운행 내구연한 규정을 적용할 경우 6년을 더 운행한 셈이 된다. 이는 폐차 수준을 넘은 차량이라는 의미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원인이 차량 노후화에 따른 '차체 결함'으로 규명될 경우 비사업용 승합차량에 대한 내구연한을 법으로 규제할 필요성이 대두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사고버스가 출고된 지 16년이나 지난 것으로 봐서 차량 노후화가 심각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동차검사 이력을 점검해 불법이 있었는지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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