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만 들어도, 아 천재구나"…오페라의유령 앤드루 로이드 웨버

기사등록 2018/05/01 13:24:53
앤드루 로이드 웨버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세계 뮤지컬 산업을 움직이는 위대한 인물."(BBC)

 '오페라의 유령', '캣츠'는 뮤지컬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몇 번은 들어 봤음직한 제목이다. 영국 작곡가 겸 뮤지컬제작자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70)의 작품이다.

일부에서는 웨버와 뮤지컬 '스위니 토드'의 스티븐 손드하임(88), '레 미제라블'과 '미스 사이공'의 작곡가 클로드미셸 쇤베르그(74)를 세계 3대 뮤지컬 작곡가로 꼽기도 한다.

웨버는 17세에 친구인 작사가 팀 라이스(74)를 만나 '더 라이크스 오브 어스',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 음악 작업을 시작했다. 1970년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로 미국 뮤지컬·연극계 최고 권위 시상식인 토니상 후보가 되며 스타덤에 올랐다.

토니상에 비견되는 영국 올리비에상 수상작 '바보'와 '데이지 풀스 잇 오프'를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선보였다. 2002년 여름에는 A R 라만의 스매시 히트작 '봄베이 드림즈'를 제작했다. '에비타' '텔 미 온 어 선데이' '스타라이트 익스프레스' '뷰티풀 게임' 등의 그의 작품이며 '봄베이 드림즈' '사운드 오브 뮤직' '스쿨 오브 락'에 제작자로 참여했다.

여섯 번의 올리비에상 수상을 비롯해 일곱 번의 토니상 수상, 세 번의 그래미상 수상, 글로브상, 에미상, 오스카상, 프리미엄 임피리얼상, 리처드 로저스상, 그리고 케네디센터 공연예술 평생공로상 등을 휩쓸었다. 영국 주요 극장 주인이기도 하다. 런던 팰리스 시어터와 로열 드루리 랜, 런던 팔라디움 등 총 7개 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1992년 영국에서 기사 작위를 받았다. 1997년에는 종신작위를 수여 받았다. 영국에서 그의 이름을 부를 때는 '로드(lord)'라는 존칭을 붙여야 한다.

웨버를 거명할 때 가장 먼저 손꼽히는 대표작은 프랑스 소설가 가스통 르루(1868~1927)의 원작 소설이 바탕인 '오페라의 유령'이다. 흉측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팬텀'과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사랑 이야기다.

1986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한 이후 세계 1억8000만명을 불러 앉혔다.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2004년 영화(감독 조엘 슈마허)로도 옮겨졌다. 한국에서도 인기작이다. 2001년 초연 이후 단 4차례의 공연만으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웨버 탄생 70주년을 맞아 '앤드류 로이드 웨버 기념 콘서트'가 2일과 4~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2일 웨버의 총 14편 작품 속 대표 뮤지컬 넘버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뮤직 오브 앤드류 로이드 웨버 콘서트'도 주목할 만하지만 4~6일 '오페라의 유령' 전곡으로 구성된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가 화룡점정이다. '오페라의 유령' 전곡 갈라 콘서트는 초연 도시인 런던을 제외하고는 한국이 처음이다.

세계적인 뮤지컬스타 라민 카림루(40)와 뮤지컬계 신성 애나 오번(33)이 팬텀 역과 크리스틴 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 공연을 앞두고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두 사람은 웨버는 "천재"라고 입을 모았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천재성을 가장 높이 사야 할 것 같아요. 단순한 멜로디가 아름답고 풍요롭게 펼쳐지는 것을 느낄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큰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웨버의 노래를 어린 시절부터 들었던 관객들이 부모가 되면서 그들의 자녀들에게 그의 노래를 들려줄 수 있게 되고, 그런 경험을 통해 시간을 초월한 감동을 관객들에게 선사하죠."(카림루)

【서울=뉴시스】 애나 오번(왼쪽)과 라민 카림루
"웨버처럼 정말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 작곡가는 흔치 않죠. 정말 천재적인 것 같아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노래만 들어도 얼마나 천재적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선셋 대로' '스쿨 오브 락' '캣츠' '러브 네버 다이즈'도 마찬가지죠."(오번)
 
카림루는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03년 웨스트엔드 '오페라의 유령' 공연에 라울 역으로 출연했다. 2007년 팬텀 역을 맡으며 역대 최연소 팬텀의 기록을 세웠다.

'오페라의 유령' 후속작으로 2010년 초연한 '러브 네버 다이즈'의 팬텀 역으로 웨버가 직접 발탁했다.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공연에서 또 다시 팬텀 역을 맡았다.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그의 2013년 첫 내한 공연 당시 예매 오픈 18분 만에 티켓이 동이 나기도 했다.

"인기 비결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여러분들이 답해줘야 합니다. 하하. 관객들 중 한 분에게 오히려 여쭤보고 싶어요. 그때 그렇게 많이 와줘서 정말 감사했고, 이번 공연에도 똑같이 많이 와줬으면 좋겠어요."

크루즈에서 노래를 하다가 발탁된 카림루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어제보다 발전하는 자신이 되자고 다짐하면서 지내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루하루 더 열심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다 보니 지금 이 자리까지 온 것 같아요."

오번은 세라 브라이트먼(58), 시에라 보게스(36)에 이은 웨버의 새로운 뮤즈로 떠오른 스타 배우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후속편 '러브 네버 다이즈'에 크리스틴 역으로 출연했다. 영화 '러브 네버 다이즈'의 크리스틴 역도 거머쥐었다. 지난해 '마이 페어 레이디'로 헬프만상 '최고 뮤지컬 여배우' 부문을 받았다. 최근 웨버의 '우먼 인 화이트'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대학 졸업 후 2주 만에 '오페라의 유령'에 캐스팅이 돼 연기를 하게 됐고 지금까지 웨버의 도움으로 작품을 이어 가고 있죠. 언제 어디서든지 웨버의 음악에 참여한다는 자체가 큰 영광이에요."

오번은 '오페라의 유령'이 외모 때문에 사회에서 소외된 아웃사이더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을 특기할 만하다고 짚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죠. 이런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아름다운 음악이 시간과 관객 연령대를 초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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