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돼지·생굴 E형 간염 바이러스 검출 알고도 쉬쉬

기사등록 2018/04/25 18:52:59

10년 전 건국대 용역조사…백신용 후보단백질 특허도

"백신 제조 가능"…제대로 된 해명조차 없는 농식품부

돼지. 뉴시스 사진자료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정부가 국내 돼지와 생굴 등에서 E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실을 알고도 비밀에 부쳐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25일 당국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07~2010년 4년간 건국대 연구팀에 E형 간염바이러스 실태 파악을 위한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당시 국내 농장 12곳에서 565개의 돼지 분변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모든 농장에서 E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분변의 경우 99개(17.5%)에서 E형 간염 바이러스가 나왔다.

남해안과 서해안의 생굴 161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14개(8.7%)에서 E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며, 돼지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까지 내놨다. 가축분뇨 해양 투기가 전면 금지된 것은 2012년부터다. 

E형 간염은 E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급성간염으로, 주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오염된 돼지 등의 육류를 덜 익혀 섭취할 경우 감염된다.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피로, 복통,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건강한 성인의 경우 대부분 회복되지만 3% 가량은 사망한다.

이에 농식품부는 2011~2013년 돼지용 백신 개발 연구를 추진했으며, 2014년 백신용 후보단백질을 확보해 특허 등록까지 마쳤다. 필요한 경우 언제든 돼지 E형 간염바이러스 백신 제조가 가능해진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E형 간염 바이러스 검출 사실을 숨겨오다 유럽에서 햄·소시지로 인한 E형 감염자가 급증했던 지난해에야 예방 수칙을 알렸다. 돼지 농장과 축산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E형 간염 바이러스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해 교육한 것도 이때부터다.

정부는 현재 굴, 홍합, 바지락 등 수산물 3종에 대한 E형 간염 바이러스 실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는 가열하지 않은 돼지고기 가공품도 수거해 검사할 예정이다.

그간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는 E형 간염 바이러스가 국내 농장에서 광범위하게 검출된 사실을 알고도 제때 밝히지 않은 데 대해 농식품부는 일체 함구하고 있다.

 hjp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