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침→전복→침몰…기관구역 조사 필수
조타수 실수? or 기계적 결함? 의문 '투성'
방향타·선미 좌현 램프 침몰 원인 풀 '열쇠'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세월호를 바로 세우는 직립(直立) 작업 후 4년이 넘도록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침몰 원인이 밝혀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침몰 원인에 대한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괴물체 충돌 후 좌초했다는 설부터 국정원 개입, 잠수함 충돌설 등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각종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2014년 10월6일 세월호 침몰 사고를 수사한 검·경 합동 수산본부는 여러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검찰은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무리한 증축 ▲화물 적재 과적 ▲평형수 감축 부족 ▲차량·컨테이너 부실 고박 ▲운항상 과실 등을 꼽았다.
수사본부는 조타수의 조타 미숙을 세월호 침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했다. 무리한 증축과 화물 과적, 고박 불량 등의 이유로 선체 복원성이 약해진 상황에서 조타수가 우현으로 15도 이상 타를 꺾는 변침을 40초 이상 지속하면서 배가 좌현으로 기울었고, 화물들이 왼쪽으로 쏠려 결국 침몰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수사본부가 발표한 침몰 원인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다.
대법원도 의문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사고 당시 세월호의 조타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합리적인 의심이 있다"며 침몰 원인이 불명확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기관실 조타 유압장치의 솔레노이드 밸브와 엔진 관련 프로펠러의 오작동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선체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침몰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아직 수색이 끝나지 않은 기관실에 대한 정밀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옆으로 누워 있는 세월호 내부는 진흙과 내장재 등 각종 지장물이 뒤엉켜 있어 기관구역 접근이 불가능하다. 수색 요원의 안전 역시 담보할 수 없다.
이에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는 오는 6월 중순까지 해상크레인으로 선체를 들어 바로 세우는 작업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후 미수습자 수색과 기관구역 정밀 조사 등 침몰 원인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오른쪽으로 꺾인 방향타와 인양과정에서 제거된 선미 좌현 램프(화물칸 출입문)는 침몰 원인과 관련성이 있는 만큼 정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방향타의 각도만 놓고 급변침을 설명할 수 없지만, 사고 당시 방향타 각도는 급변침과 연관된 만큼 조타실 지시기와 엔진 등 기관실 대한 정밀 조사가 이뤄지면 침몰 원인에 대한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
7000톤급 여객선 세월호가 1시간40분만에 침몰했는지도 여전히 의문이다. 배가 기울어지며 헐겁게 잠긴 램프를 통해 급격하게 물이 들어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선체 인양과정에서 절단돼 램프가 언제부터 얼마나 열려 있었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또 기관구역 각 수밀 격문이 모두 개방된 상태 여부가 침몰 원인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도 풀어야할 과제다. 닫혀 있어야 할 기관구역 수밀 구역이 열려 있어 선체 내 급격하게 물이 차오르면서 침몰을 가속화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과적 의혹도 밝혀내야 한다. 일부에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사용할 철근을 과도하게 적재한 것을 사고 원인으로 꼽고 있다. 세월호에 얼마나 많은 화물을 실었는지, 또 침몰 과정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선체조사위 관계자는 "선체가 누운 상태에서 기관구역에서 미수습자 수색과 정밀 조사가 불가능하다"며 "선체를 바로 세운 뒤 미수습자 수색하고, 기관구역 등 그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구역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밀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y032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