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오동현 이종희 기자 = 인공지능(AI) 시장 경쟁력을 키우려는 IT기업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 애플에 이어 국내 기업들도 잇달아 AI 스피커를 출시하면서 관련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나섰다.
1일 IT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카카오, 네이버 등이 AI 기기를 출시하며 차세대 고객 서비스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판매 대수로만 보면 KT 기가지니가 올해 3월말 기준 70만대로 가장 많다.
SK텔레콤 누구(NUGU)는 지난해 연말 기준 40만대, 카카오 미니는 올해 2월 기준 1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네이버는 판매대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장에 뛰어든 기업은 SK텔레콤이다. 지난 2016년 9월 국내 최초 음성인식 AI 기기인 '누구(NUGU)'를 선보이며 국내 AI 분야의 문을 열었으며, 2017년 8월 '누구 미니'를 출시하며 사용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이어 키즈폰, 내비게이션에 탑재하고, 셋톱박스형 AI기기까지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SK텔레콤은 AI 경쟁력을 확대하는 방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월 AI 플랫폼 '누구(NUGU)'와 대화한 횟수가 월간 1억건을 돌파했다.또한 월간 실사용자(MAU)가 지난 2월 300만을 넘어서며, 최근 10개월간 누적 대화량도 10억건을 돌파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함께 셋톱박스형 'B tv x NUGU'를 선보이며 다시 한 번 영역 확장에 나섰다. 'B tv x NUGU'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80여개 제휴사들이 만든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300여개의 스마트홈 기기와 스마트홈 기능이 적용된 아파트 단지의 빌트인 기기들도 음성으로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누구 플랫폼의 MAU를 500만 이상으로 확대해 AI 성능을 끌어올리고 더 좋은 AI 연계 서비스를 사용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KT는 SK텔레콤에 비해 다소 늦은 지난해 1월 AI 홈서비스 '기가지니'를 선보였다. 그러나 대부분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TV에 기반하고 있어 가입자는 70만명 이상으로 가장 많다.
KT는 기가지니를 통해 AI 홈비서 서비스뿐만 아니라, 가전을 제어하는 스마트홈 IoT, 집에서 간편하게 금융거래하는 카우치 뱅킹, AI 쇼핑(O2O),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 홈’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아파트 주거 환경에 '기가지니'를 접목한 AI 아파트 시장도 선도하고 있다.
음성 기반의 대화형 홈쇼핑 서비스도 선보인다. 오는 4월 2일부터 '기가지니'를 통해 K쇼핑에서 음성 전달만으로 결제까지 가능한 '음성 결제(보이스 페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롯데닷컴과 협력을 통해 AI 쇼핑분야 서비스를 새롭게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기가지니'와 홈 IoT 기술을 접목한 '기가지니 아파트'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엘레베이터·입출차·택배알림·관리비·방문자 알림 등 아파트 단지 공용서비스 ▲냉난방제어·조명·가스·문열림 감지 등 각 세대별 빌트인 시스템 ▲냉장고·에어컨·세탁기·공기청정기·오븐·플러그 등과 같은 IoT 가전기기를 기가지니 플랫폼에 연동해 음성과 스마트폰 앱으로 조회∙제어하는 방식이다.
KT 관계자는 "KT는 오랜 시간 축적된 AI 노하우와 차별화된 네트워크 기술을 접목한 '기가지니'가 고객 생활 서비스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고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출시한 '카카오미니'는 예약판매 때부터 주목받았다. 지난해 9월 18일 예약판매분 3000대가 38분만에 완판됐고, 같은해 11월 7일 1차 정식판매 1만5000대(9분), 11월 28일 2차 정식판매 2만5000대(26분)도 완판까지 30분이 걸리지 않았다.
'카카오미니'는 카카오의 통합 AI 플랫폼 카카오 I(아이)의 음성형 엔진, 대화형 엔진, 추천형 엔진이 적용된 기기다. 카카오 계정을 기반으로 카카오톡과 멜론 등 다양한 카카오 서비스가 연동된다.
이를 통해 스피커와 다양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음성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친구에게 보낼 수 있다. 일정, 알람, 메모를 확인하거나 뉴스, 환율, 주가, 운세 등 다양한 정보를 음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주요 기능은 ▲보이스톡(카카오톡 친구와 무료 통화) ▲택시호출 ▲배달음식 주문 ▲길 찾기 정보 ▲어학 사전 ▲스포츠 정보(축구) ▲영화 정보 ▲생활 정보 ▲실시간 이슈 검색어도 이용할 수 있다.
김병학 카카오 AI 부문장은 "최근 AI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음성으로 카카오톡을 주고받게 해 달라는 니즈와 함께 멜론, 내비게이션, 택시, 뉴스, 검색 등을 AI 기술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며 "생활의 혁신을 가져올 AI 플랫폼은 강력한 한국어 음성처리 기술과 전 국민이 연결된 생활형 서비스를 기반으로 각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파트너들과의 협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카카오가 그 누구보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네이버는 지난해 AI 플랫폼 '클로바(Clova)'가 탑재된 스마트스피커 '웨이브'에 이어 '프렌즈(Friends)'를 출시했다. 프렌즈는 출시 이틀 만에 1만대가 판매되기도 했다.
클로바는 음성 명령을 통한 ▲음악 재생 ▲생활 정보 검색 ▲일정 브리핑 ▲교통 정보 ▲장소 추천 ▲영어 대화 등 생활 밀착형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배달의 민족' 등록 업체의 배달음식 주문을 음성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는 등 클로바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가 더욱 확장되고 있다.
네이버는 LG유플러스와 함께 AI 스마트홈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의 홈 서비스인 IPTV, IoT을 네이버 AI 플랫폼 '클로바' 기반의 스피커를 접목한 것이다.
odong85@newsis.com
2paper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