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이 낫다'...일부러 죄짓는 日노인 증가

기사등록 2018/03/20 17:31:57
【도쿄=AP/뉴시스】최근 일본에서 교도소에 들어가기 위해 일부러 죄를 짓는 노인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7월 5일 일본 도쿄 우에노 공원에서 한 노인이 신문을 읽고 있는 모습. 2018.03.20.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최근 일본 노인이 감옥에 들어가기 위해 일부러 죄를 짓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옥 안의 생활이 밖에서의 생활보다 낫다는 이유에서다.

20일(현지시간) 비지니스인사이더, 블룸버그는 최근 몇 년동안 예기치 못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일본 노인들이 그들의 남은 생애 중 일부를 감옥에서 보내기 위해 경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고령자가 체포되는 경우가 다른 인구통계학적 범죄를 앞질러가고 있으며, 이는 지난 수십년동안 4배나 증가한 수치다. 현재 일본 내 교도소 수감자의 5명 중 1명이 노인이며, 이들의 열에 아홉은 여성으로 대부분이 작은 물건을 훔쳐서 입소했다.

이같은 일반적이지 않은 현상은 국가가 노인 인구를 돌보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작됐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로 분류된다. 65세 이상의 노인이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가족, 파트너와 살지 않는 독거노인의 숫자는 1985년에 비해 2015년에 600% 가량 증가했다.

유미 무라나카 이와쿠니 여성교도소 소장은 "그들은 집도, 가족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정이라고 느낄 만한 곳을 가지고 있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 사람의 수감자를 위해서는 1년에 2만 달러(약 2139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노인 수감자는 질병치료 등 특별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조금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교도관들은 점점 더 본연의 의무보다 양로원의 간병인의 의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블룸버그가 인터뷰한 여성 수감자들은 교도소 내에서 밖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소속감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한 여성 수감자는 "교도소에서의 나의 생활이 더 즐겁다. 언제나 사람들이 있고, 외롭지 않다. 두번째로 출소했을 때 다시는 감옥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 결심했다. 하지만 밖에 나가보니 향수에 젖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고의적 범죄는 일본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치료를 받기 위해서, 혹독한 날씨를 피하기 위해서, 마약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서 고의적으로 죄를 짓고 교도소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타케시 이즈마루 사회복지사는 "감옥 안에서의 삶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에게는 밖의 상황이 더 나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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