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러 대선 개입, 특정 후보 지원보다 美 분열 목적"

기사등록 2018/02/19 10:39:29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것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보다는 미국 사회를 분열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페이스북 관계자의 증언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롭 골드먼 페이스북 광고 담당 부사장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모든 러시아의 광고들을 봤으며, 선거 국면을 흔드는 것이 러시아의 핵심 목적이 아니었다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온라인 선전과 허위사실 유포의 핵심 목표는 우리와 같은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미국 사회를 분열시키는 것이었다"며 "그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작동했고, 미국인들 사이에서 두려움과 증오를 불러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뮬러 특별검사팀은 지난 16일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러시아 인사 13명과 기관 6곳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대선 기간 동안 '댓글 농장'으로 불리는 기관에서 80여명을 고용해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에서 정교한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전개했다.

특히 페이스북은 기소장에서 다른 업체들보다 더 자주 언급됐다. 피고인들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와 버니 샌더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지지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모두 만들고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와 같은 사회를 분열시킬 수 있는 이슈를 전파하는데 집중했다.

페이스북은 향후 미국 연방수사국(FBI) 차원의 러시아 게이트 수사와 대응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엘 카플란 페이스북 글로벌 정책 담당 부사장은 지난 16일 "미국 정부가 민주주의의 개방성을 악용한 세력들에게 공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며 "우리는 연방수사국(FBI)이 선거 개입 문제를 다루는 특별전담기구를 창설한 것을 높이 평가하며, 이들과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말 동안 10여개의 게시물을 '폭풍 트윗'하며 자신이 러시아 게이트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이 러시아 인사에 대한 기소를 발표하자 "가짜 뉴스 미디어들은 (기소된) 러시아 그룹들이 내가 대선 출마하기 전인 2014년에 세워졌다는 점을 얼마나 언급하고 싶어하지 않는지 우습다"고 썼다.

또 자신이 러시아의 개입과 관련해 말바꾸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한 적이 결코 없다"면서 "나는 '아마도 러시아, 또는 중국 또는 다른 나라나 단체일 수 있고, 그들은 400파운드의 천재들이 침대에 앉아서 컴퓨터를 가지고 놀도록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ah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