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평양올림픽된 평창올림픽…文대통령, 비난받아야"

기사등록 2018/02/12 12:42:09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극장에서 삼지연 관현악단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을 마친 후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인사하고 있다. 2018.02.11.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평창 동계올림픽의 승자는 북한이라고 평가했다.

12일(현지시간) WSJ는 '평양 올림픽'이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유화정책을 쓰는 한국정부와 잘 속는(gullible) 서구 미디어들 덕분에 '감옥국가' 북한이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와 버금가는 이미지 변신 홍보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WSJ은 김정은 북한 노동장 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 주목한 미국언론들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여정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비교한 CNN을 꼬집으며 "김정은의 여동생(김여정)이 동계올림픽을 사로잡았다" "미소와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악수로 김여정이 하루 만에 대중의 심금을 울렸다" 등의 보도 내용을 비판했다.

또 WSJ은 북한 응원단을 호의적으로 언급한 NBC뉴스의 트윗 내용을 언급하며, "한 명이라도 줄을 못맞추면, 응원단원들의 가족은 아마도 멋진 산악 전망을 가진 강제노동수용소에 장기체류 하도록 보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김여정의 오빠(김정은)가 지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VX신경제를 사용해 이복형을 살해하도록 명령한 사람이며, 2013년 고모부 장성택을 숙청한 인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WSJ는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주에 벌어진 가식적인 행동에 대해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Mr. Moon deserves much of the blame for this week’s charade)"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도록 초청했고, 방북 요청까지 받았다는 것이다.

WSJ은 "북한의 (방북) 제안은 미국과 한국의 관계를 이간질하려는 시도이며, 문 대통령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려는 것이다"라며 "이번 초청으로 김정은이 일으킨 긴장감을 미국탓으로 돌리는 선전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WSJ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치켜세웠다. 매체는 "이번 주말, 위엄있게 행동했던 지도자는 펜스 부통령이었다"라며 "문 대통령이 김여정을 위해 축배를 드는 동안 펜스 부통령은 북한의 탈북민들을 만났다"고 강조했다.

WSJ는 펜스 부통령과 탈북민과의 만남이 북한 응원단보다 취재·보도가 덜 되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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