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기자 = 화가라면 내심 부러워할 만한 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4년 창간호 이후 13년째 작가의 삶과 작품조사 연구를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유영국 저널'이다.
지난해 연말 발행된 '유영국 저널' 제 9집은 5년만에 나왔다. 2017년 11월 11일로 화가 유영국의 작고 15주기 기념 특집으로 마련됐다.
지난해 탄생 100주기 기념전 '유영국 절대와 자유'전의 분석과 함께 완성도 높은 '유영국 연보'를 실었다. 그동안 오류,형식의 일관성, 어설픈 문체등을 바로잡았다.
편집인 이인명 상명대학교 교수는 "그렇다고 아쉬움이 말끔히 지워진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의 유영국 저널의 자료 축적 덕분으로 연보등이 완성되어가고 있다"며 "한국미술사 다시 쓰기가 그렇듯이 끊임없이 지속될 일"이라고 밝혔다.
'산'작가로 유명한 고 유영국(1916-2002)화백은 한국 모더니즘의 제1세대로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린다.
유영국 저널은 지난 2004년 유 화백의 2주기를 맞아 유영국미술문화재단(이사장 윤명로)이 한국근현대미술 연구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연간지 형태의 잡지를 창간했다. 예술가를 집중 조명하는 미술잡지를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것은 국내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미술문화재단들이 화가, 조각가, 건축가의 이름을 딴 시상제도 등을 통해 고인의 업적을 기리는 것과는 다른 양상으로 정기적으로 잡지가 발간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유영국 저널 제 9집'에는 말없던 화가 유영국에게 말은 어떤 것이었을까?를 화두로 그 흔적을 찾아 담았다. 유영국이 신문과 잡지에 기고한 글,기자들의 기사나 평론가들의 비평문에 인용된 말, 인터뷰 ,좌담회, 발언까지 정리했다.
또 기억속의 유영국을 테마로 김봉태, 오광수 윤명로 서승원 서용선이 유영국과의 기억을 대담으로 풀어냈다. 이들은 모더니스트로서 불혹의 나이인 1960년대 무렵 유영국이 한국 미술계에서 보여준 리더쉽이나 예술을 향한 이념이나 열정이 어떤 것인지를 증언해준다.
한 예술가의 업적을 기리는 일은 화가의 삶과 작품세계에 어떤 영향이 미치는 것일까.
유영국 저널은 "지금까지 저널의 집적 가운데 하나가 '연보"라면서 "처음 제 1집 연보에 비하면, 지난 10여년 동안 쌓인 연륜이 읽혀진다. 멀지 않은 시기에 유영국 카탈로그 레조네로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감동을 전했다.
유영국의 작품세계를 진실로 들여다 볼수 있는 이 책은 한국미술 국보급 작가로의 위상을 영구적인 문서로 남기는 카탈로그 레조네의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의 작품세계는 기본, 그동안 전시 작품과 경매 작품 낙찰가등이 모두 기록되어 있어 진위감정에도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다.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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