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터키가 시리아 북부 아프린에 주둔하는 쿠르드 민병대 시리아민주대(SDF)를 공격하면서 미국이 새로운 시리아 전선에 말려들 위험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SDF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가 터키와 자신들 사이에서 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며, 미국 지원을 제공받는 시리아 동부의 부대를 아프린으로 증강 배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SDF는 "미국이 이끄는 국제 연합군은 우리와 테러와의 싸움을 함께 한 파트너"라며 "우리는 테러리즘 격퇴를 위해 영광스러운 전쟁을 했다. 터키의 공격은 이런 승리를 저해하려는 시도임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SDF는 지난해 연합군과 협력해 시리아에서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퇴치 작전을 진행했다. 이들은 "연합군은 아프린에 있는 우리 병력과 사람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SDF 지원은 터키의 반발을 샀다. 터키는 이들이 자국 내 테러단체로 분류된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됐다고 본다. 실제로 터키의 쿠르드 반군 인민수비대(YPG)가 SDF를 이끌고 있다고 알려졌다.
터키는 쿠르드 민병대가 IS 격퇴 작전이 마무리되자 시리아 북부에 쿠르드 자치 구역을 조성하려 한다고 의심 중이다. 또 이 과정에서 미국이 SDF를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동맹인 터키를 안심시키며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미군은 시리아 동부에 있는 SDF를 지원하고 있으며 아프린 내 움직임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국경 너머의 테러 세력에 관한 터키의 우려는 정당하며 자위권을 인정한다"면서도 민간인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작전 범위를 한정하고 자제력을 발휘해 달라고 호소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에 "미국이야말로 아프가니스탄 작전을 벌일 때 기한을 명확히 했냐?"며 "아프린 작전은 목표를 달성하면 종료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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