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자율주행 성공한 '스누버' 업그레이드 버전
일반인들 신청받아 시승 진행…안전 관리자 동반 탑승
교통상황·신호 감지하는 '라이다' 센서·카메라 기능 높여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서울대학교 자율주행차 '스누비'(SNUvi)가 일반인을 태우고 첫 도심 주행에 나선다.
16일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 서승우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스누비는 이르면 3월 말 시민들을 태우고 시속 50㎞로 서울 여의도 도심을 달린다. 여의도백화점, 63빌딩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총 7~8㎞ 거리를 운전자 개입 없이 운행한다.
르노삼성차 SM6 차량을 기반으로 한 스누비는 서 교수가 2015년 11월 처음으로 공개한 자율주행차 '스누버'(SNUver)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지난해 6월 서 교수 연구팀은 스누버로 여의도 일대 4㎞ 구간을 자율주행 운행에 성공한 바 있다.
간헐적으로 자율주행에 나섰던 스누버와 달리 스누비는 이르면 3월 말부터 일주일에 2~3번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여의도 일대를 상시적으로 달린다. 국내에서 자율주행차가 서울 도심을 정기적으로 달리는 건 스누비가 최초다.
서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자율주행차는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므로 일반인들이 체감하고 받아들이는 수준까지 기술을 개발·발전시켜야 한다"며 "일회성에 그치는 데모(demo) 주행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우리나라 최초로 자율주행차 상시 운행을 시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인들도 스누비를 탈 수 있다. 연구팀은 자율주행차를 타고 싶은 일반인들의 신청을 받아 시승을 진행한다. 날짜를 지정해 일반인들을 태우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자율주행차지만 운전석에는 안전관리자가 탑승하게 된다. 서울대 자율주행차에 일반인이 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버스처럼 지나가는 시민을 태우는 방식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로 교통사고가 났을 때 그 책임 소재를 차량 제조사, 기술 개발자, 운전석에 탄 안전관리자 중 누구에게 물을 것인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누비를 타는 시민들에게는 접촉사고 등 사고가 날 경우 개인이 책임진다는 합의서를 받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 교수는 "정부 당국과 풀어야 할 문제들이 있어서 일반인들에게 완전 공개하기는 제약이 따른다"며 "사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스누비는 자율주행 4단계 기술이 탑재된 차로 정해진 조건에서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고 차량 속도와 방향을 통제한다. 도심 안전 속도로 설정해놓은 50㎞/h 내에서 알아서 달리고 멈춘다. 360도 전방위 물체 탐지를 통한 사각지대 제거와 안전한 차선 변경도 가능하다. 또 탐지된 물체를 피하기 위한 이동 방향을 예측해 안전한 주행을 이어간다.
차량 위에 달린 라이다(Lidar) 센서를 통해 주변 교통상황과 다른 차량과의 거리 등을 감지하는 원리다. 차량 내부 앞 유리에 위치한 카메라를 통해 신호등의 색깔을 인식해 멈추고 달리기를 반복한다.
서 교수는 "스누비는 완벽한 자율주행을 위해 스누버보다 라이다 센서와 카메라의 의존도를 높였다"며 "주행거리부터 능력까지 스누버보다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10년 이내에 자율주행차 5단계 기술을 완성할 계획이다. 5단계 기술은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목적지까지 운행·주차하며 운전자가 타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한 단계를 의미한다. 2020년까지는 여의도 버스환승센터에서 국회까지 사람을 태우는 방식의 대중교통 자율주행 상용화를 이루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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