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시스】박일호 기자 = "올해는 큰 사고 없이 웃음이 가득한 날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띠의 해'에 떠오르는 첫 태양을 맞이하기 위해 1일 오전 울산지역 해맞이 명소 곳곳에 구름 같은 인파가 몰렸다.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에는 이른 새벽부터 17만여 명의 해맞이객이 몰려 2017년을 떠나보내고 새해를 맞이했다.
지난해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을 우려해 간절곶에서 해맞이 축제가 열리지 않았지만 올해는 '울주 정명 천년'을 맞아 더욱 크게 행사가 열려 많은 해맞이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영하권의 날씨 속에서 간절곶을 찾은 시민들은 두꺼운 외투와 담요 등을 몸에 두르고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새해를 기다렸다.
간절곶을 상징하는 랜드마크인 대형 소망우체통 앞에는 한 해의 다짐과 희망을 담은 엽서나 편지를 가족과 연인, 친구들에게 보내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해돋이 시간인 오전 7시31분이 다가오자 간절곶 앞바다가 붉게 물들기 시작했고, 구름 사이로 해가 모습을 나타내자 관광객들은 "뜬다. 뜬다", "와"하는 탄성을 지르며 스마트폰과 카메라로 그 모습을 담았다.
해맞이객들의 환호성이 커지자 '정명 천년'을 맞이하는 폭죽이 하늘 위로 치솟으며 장관을 연출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을 비롯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은 해가 더욱 높이 떠오르자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아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다.
일부 관광객들은 휴게소에서 풍등을 구입해 올해 소원을 적어 하늘로 날려 보내기도 했다.
지난 한 해는 사회적으로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해였던 만큼 올해는 가족 모두가 사고 없이 건강하길 바라는 소망들로 가득했다.
울산 남구에 거주하는 임수현(여·35)씨는 "지난해에는 불미스러운 사고로 안타까운 일들이 많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며 "우리 아이들이 아름답고 좋은 것만 바라 볼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김정훈(30)씨는 "올해는 꼭 취업의 꿈을 이뤄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며 "취업 준비생들이 좌절하지 않게끔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단체 관광객을 이끌고 온 롯데호텔 울산점 직원 이승목(28)씨는 "4년째 관광객들을 모시고 간절곶을 찾고 있지만 올해는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며 "매년 간절곶을 선택해 찾아 오는 관광객들의 소원이 모두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울산에서는 동구 대왕암공원과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중구 함월산 함월루, 북구 당사해양낚시공원 등에서 각각 해맞이 행사가 열려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울주군은 올해 첫 해돋이를 전후해 '울주! 천년을 빚다,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간절곶 공원 일대에서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달 31일 저녁부터 지역단체의 퍼포먼스와 초대가수 공연, 새해 카운트다운, 불꽃놀이, 레이저 쇼, 랩댄스·퓨전국악·마술공연, 영화 상영 등 전야제가 펼쳐졌다.
새해 당일에는 1만명 분의 희망 떡국 나누기 행사와 창작극 공연, 천연의 빚 점화, 1000개의 나래연 날리기 등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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