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 '허위청구' 도운 의료기관 무더기 적발

기사등록 2017/12/26 12:00:00
【서울=뉴시스】강지은 기자 = #1. 경남에 있는 A 비뇨기과는 환자에게 수수료를 받고 마치 수술한 것처럼 허위진단서를 작성했다. 또 체외충격파쇄석술(체외에서 고에너지 충격파를 쏴 소변으로 결석이 배출되도록 하는 치료법)을 1회 받은 요로결석 환자의 보험상품에 따라 입원여부를 다르게 적용했다.

#2. 서울의 B 안과의원은 보장항목이 아닌 시력교정수술을 실시한 후 보장항목인 백내장수술을 한 것처럼 허위진단서를 발급했다. 특히 백내장수술을 1회 진행했음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한 것처럼 횟수를 부풀려 진단서를 조작했다.

실손의료보험 허위청구로 환자들이 보험금을 타내도록 돕고 이 과정에서 요양급여 등의 수익을 챙긴 의료기관이 무더기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동으로 그간 과잉진료, 허위청구 등의 신고·제보가 많았던 체외충격파쇄석술과 백내장수술을 중심으로 보험금 지급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체외충격파쇄석술의 경우 조사대상 지급건수(26만3865건)의 4.6%인 1만2179건이 허위청구였다. 수술을 진행하지 않고도 환자는 보험사에 실손의료보험금을, 병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를 허위로 청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C 비뇨기과는 아예 내원환자의 보험계약 보유여부 확인, 허위진단서 발급 설명, 사례금 지급 등 허위청구 관련 제반업무를 담당하는 전담직원을 고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환자와 병원에 지급된 보험금은 총 186억8000만원에 달했다. 특히 혐의건수가 50건 이상인 '상습' 의료기관은 70곳이나 됐다.

백내장수술을 허위청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비보장 항목인 렌즈삽입 등 시력교정술을 실시하면서 보장항목인 백내장수술로 진단서를 발급하거나 수술급여를 받기 위해 1회 실시한 수술을 2회로 부풀려 청구했다.

설계사가 브로커로 활동하기도 했다.

설계사 D씨는 안과에서 일정 수고비를 받고 계약자들에게 시력교정술을 권유한 뒤 실손보험금을 신청하도록 했다. 설계사 E씨는 공짜 시력교정술로 환자들을 유치한 후 환자 몰래 진단서에 백내장수술을 기재하기도 했다.

그 결과 조사대상 지급건수(28만9334건) 가운데 5.5%인 1만5884건이 허위청구에 해당됐다. 지급 보험금은 총 119억6000만원, 혐의건수가 50건 이상인 의료기관은 50곳이었다.

금감원은 적발된 의료기관을 수사기관에 통보, 수사에 적극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비급여 의료항목별 허위청구 등에 대한 상시감시 활동 등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의료기관이 실손의료보험을 미끼로 내원환자를 현혹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보험사기 의심 사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kkangzi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