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사람] 안필용 LG CNS 부장 "블록체인, 지금이 세상 바꿀 티핑 포인트"

기사등록 2017/12/28 07:42:29 최종수정 2017/12/28 07:53:53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안필용 LG CNS 블록체인 TF 부장이 21일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블록체인이 여는 Hipworld'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17.12.23. myjs@newsis.com
  블록체인, 제2의 인터넷이자 '신뢰' 머신
 "중개자없이 거래당사자간 거래하는 기술"
"내년 중 비즈모델 등장...현재가 티핑포인트"

【서울=뉴시스】이종희 기자 = "공기의 흐름이 한 점 바람이 될 때가 있고, 태풍이 될 때가 있다. 이 비즈니스에서 무수한 바람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그보다 10배 이상 강한 태풍이 만들어질 때 비로소 세상이 격변한다."

 인텔 CEO였던 앤디 그로브가 1996년 자신의 저서 '승자의 법칙'에서 강조한 말이다.

 앤디가 지칭하는 태풍은 두말할 것도 없이 산업을 근본적으로 변혁시킨 인터넷을 가리킨다. 20여년이 지난 2017년 현재 수많은 비즈니스를 변화시킬 또 하나의 강력한 태풍이 부상하고 있고, 그게 블록체인이라면 성급한 것일까.

 가상화폐 투자 열풍에 지구촌이 들썩이고 있다. 버블이니 광풍이니 말들이 많지만, 이를 떠받치고 있는 블록체인에 대해선 누구나 잠재력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보통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데다, 아직 어떤 비즈니스에 얼마나 광범위하게 쓰일지 실체적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그 파괴력을 가늠키 어렵다.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가상화폐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투자자금이 쏠리고 있는 이유도 바로 그 잠재력 때문이다. 

 분명한 건, 인터넷의 역사에서 또 하나의 주목할만한 기술이 탄생했다는 점이다. 제2의 인터넷 혹은 월드와이드웹(WWW)이라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는 블록체인기술이 현재의 인터넷을 더욱 탈중앙화하고 더 개방적이고 프라이버시까지 보장되도록 하는 모습으로 진전시킬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이견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블록체인은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설명을 듣고 들어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들이 무수히 많다. 뉴시스가 지난 22일 국내에서 전문가로 손꼽히는 안필용 LG CNS 블록체인 TF 부장을 초청해 강연을 듣고 일문일답을 진행한 것도 그 때문이다.

 '블록체인이 여는 Hipworld'를 주제로 한 강연에 나선 그는 "블록체인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신뢰를 만드는 기술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안 부장은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거쳤다. LG CNS와 인연은 1992년에 맺었다. 그는 업무혁신사업팀 팀장, 스마트채널사업팀 팀장을 거쳐 현재는 회사의 미래 먹거리를 찾을 블록체인 태스크포스(TF) 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안 부장은 블록체인이 힙(hip)한 세상, 힙월드(Hip World)를 불러온다고 말한다.

 "힙하다라는 말은 영어 'hip'과 '하다'가 붙어서 생긴 말이다. 힙이라는 말이 최근 '새로운 것을 지향하고 개성이 강한'의 뜻이 있다. 비슷하게 '핫하다'와 '트렌디하다'는 말이 있다. 일례로 최근 프로젝트를 제안할 때 '블록체인 방식으로 진행하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임원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 블록체인이 일종의 유행이자 새로운 세상을 불러온 기술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힙하다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이 세상에 등장하게 된 배경은 2008년 '나카모토 사토시'가 쓴 8장짜리 논문이 계기가 됐다. 논문의 제목은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비트코인:개인간 전자화폐 시스템)이다. 이 논문으로 비트코인이 처음 생겨났고 블록체인은 그 구성 원리가 되는 기술이다.  

 블록체인은 가상화폐를 통해 우리 생활에서 밀접하게 접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기술이 아니다. 안 부장은 최대한 블록체인에 접근하기 쉽게 설명을 이어갔다.

 "블록체인은 개인 간의 거래가 발생하면 생기는 정보가 하나의 '트랜잭션'이 된다. 이 트랜잭션이 모여 블록을 이룬다. 정보 위조 방지를 위해 해시(hash)하게 된다. 이때 해시함수를 사용한다. 암호화하는 과정인 셈이다. 이것은 감자를 으깨서 해쉬브라운으로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해시된 블록을 또 다른 트랜잭션과 블록을 이루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계속 블록들이 연결되는 것이다"

 블록체인이 가진 분산원장의 원리도 알기 쉽게 설명했다.

 "분산원장은 말 그대로 가게 장부를 여러 사람이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외상장부를 한 가게의 주인이 가지고 있다면 그 장부만 고치면 된다. 문제는 장부가 모두에게 공유돼 있으면 동일한 장부를 여러 곳에 가서 다 바꿔야 한다. 서로 못믿는 사람이 동일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데 서로 동일한 데이터가 맞다고 증명해 주는 것이 분산원장이라고 보면 된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안필용 LG CNS 블록체인 TF 부장이 21일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블록체인이 여는 Hipworld'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17.12.23. myjs@newsis.com

 안 부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보안성에 주목했다. 블록체인은 해킹이 어렵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해킹하려면 모든 블록이 가진 거래정보를 바꿔야 한다. 기술적으로 거래 내용을 바꿀 수는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론 자본력을 갖춘 사람들이 마음을 먹으면 해킹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 것이다. 예를들어 우리가 흔히 쓰는 교통카드를 해킹하는 비용이 24억원이라고 한다. 뚫을 수 있지만 효과는 전혀 없는 셈이다. 그래서 현실적이지 않다고 표현했다"

 안 부장은 블록체인을 정의하면 중개자없이 당사자 간 거래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기술이라고 표현했다.

 "과거의 거래 형태는 거래중개자를 반드시 거치는 것이었다. 거래중개자가 껴있어 신뢰 보장의 대가로 비용이 많이 발생했다. 중개되는 과정에서 시간도 지체됐다. 거래 중개자의 신뢰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가와 같은 큰 조직에서 중개자를 맞는 경우가 많았다. 블록체인은 이와 다르게 거래당사자 간 합의만 있다면 신뢰가 보장된다. 상대적으로 저비용이고 거래 완료까지 시간도 적게 든다" 
 
 그는 인터뷰 도중 유독 신뢰라는 말을 강조해서 사용했다. 블록체인이 서로 믿을 수 없는 개인들에게 신뢰를 찾아주는 도구가 되는 탓이다.

 안 부장은 블록체인이라는 산업이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초기 단계라고 분석했다. 

 "블록체인은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에 따르면 이제 프로토타입이 막 나왔을 뿐이다. 비지니스 단계에 적용한 모델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내년 중반 이후로는 비즈니스 혁신 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가 변화를 앞 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라고 생각하고 있다" 

 안 부장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화폐로 여러 사회 문제가 발생해 블록체인도 도매금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가 가상화폐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화폐가 아니라 자산이라고 말하곤 했다. 이제 거래보다는 교환기능성만 남아 있다고 본다. 사견임을 전제로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은 둘을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상화폐 시장이 망할 경우, 여러가지 문제들을 모두 뒤짚어 쓸 것 같다. 실제 벌어지고 있는 보안문제들 역시, 거래소 자체가 공격받은 문제다. 블록체인이 해킹당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블록체인 기술에 문제가 있다고 의심하는 것 같다.

 안 부장은 마지막으로 블록체인이 플랫폼이자 인프라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이 무언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블록체인이 플랫폼이자 인프라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10년 전 유비쿼터스가 그랬다. '유'자 들어 가는 것을 안만들면 바보였다. 하지만 2~3년 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현재 보면 유비쿼터스는 실제가 됐다. 블록체인이 유비쿼터스처럼 이름없이 세상을 바꿔나가며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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