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해 의료인에 대한 행정처분으로서, 자격정지 기간을 1개월에서 최대 12개월로 상향하는 내용의 '의료법' 하위법령 개정을 추진했으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거의 1년 가깝게 계류 중이다.
현행 의료법에 의료인의 의료과실에 대한 책임을 묻는 규정은 없다. 다만 국민건강상의 심각한 위해를 끼친 의료인의 일부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한 행정처분 규정이 법에 담겨 있다.
하지만 설령 그렇더라도 C형간염 집단 감염 사태를 야기한 '주사기 재사용', 한 산부인과 의사의 환자 성추행, 대리수술, 프로포폴 등 주사제·마약류 불법처방 등이 모두 '자격정지 1개월'로 처분 수위가 같다.
물론 민사상 손해배상, 형사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재판을 통해 형량을 부여하지만, 이 같은 행정처분의 수위는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이 많지만 그 이상의 처분을 내릴 근거는 없는 상태다.
의료기관에 대한 처분 규정도 없기는 매한가지다.
의료법상 의료기관에 시정명령, 업무정지부터 기관폐쇄까지 행정처분을 내릴 수는 있지만 의료과실이 발생했을 경우에 내릴 수 있는 처분은 매우 제한적이다.
이대목동병원도 이 같은 '혜택'의 수혜를 이미 수차례봤다.
보건당국은 앞서 이대목동은 X선 촬영지의 좌우를 바꿔본 의료인이 멀쩡한 환자에 이상 진단을 내리거나, 신생아 중환자실 근무 간호사가 동료와 진료하던 영아에게 결핵균을 옮긴 사실이 뒤늦게 확인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올해는 5개월 된 영아에게 주사하던 수액 세트에서 날벌레가 발견되자, 보건당국이 병원측에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요구사항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면 그뿐이다.
이는 비단 이대목동의 문제만은 아니다.
특히 감염병에 관계된 의료과실은 유독 관대한 처분이 내려졌다.
앞서 메르스 사태때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확산의 진원으로, 업무정지 15일 처분을 내렸는데, 의료과실에 책임을 물은 것이 아니었다. 역학조사관이 5차례에 걸친 접촉자 명단제출 명령에도 이를 지연해 '의료법' 제59조에서 규정한 보건복지부 장관의 지도·명령 위반을 적용했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사태때도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감염된 피해자들에 대한 정부와 병원간 책임소재를 가리다가 유야무야 끝났다.
또 업무정지 등의 처분을 내리더라도 국민, 환자 편의 등을 이유로 과태료로 갈음하는 데,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과태료 806만2500원을 물었다. 연간 매출이 1조원 수준인 병원에 내린 처분치고는 지나치게 적다는 의견이 많다.
솜방망이 처벌이 되풀이되다보니 의료기관은 감염병이 생겨도 신고를 빼먹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감사원이 지난해 11~12월 질병관리본부를 대상으로 기관운영감사를 실시한 결과, 수두 및 볼거리 진단 신고를 누락한 의료기관은 1584곳으로, 대상기관 중 수두는 81.5%(1221곳), 볼거리는 79.6%(656곳)가 신고를 하지 않았다.신고의무를 위반하더라도 처벌이 미약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복지부도 이번 이대목동 사태에 대한 대응을 고민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뒤져봤지만 처벌한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특별한 처벌 규정이 없는 상황"이라며 "국립과학수사원의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제재 방법과 수위를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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