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행정부는 19일(현지시간) 지난 5월 발생한 사이버 공격과 관련해 북한이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어떤 방법으로 그렇게 할 것인지는 전혀 밝히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핵무기 개발로 인해 이미 많은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을 처벌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당시 '워너크라이' 랜섬웨어를 이용한 사이버 공격으로 전세계에서 수십만대의 컴퓨터가 감염되고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부분 마비됐었다. 이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 암살 기도를 풍자한 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소니 픽처스'에 대한 2014년의 사이버 공격 이후 북한이 저지른 최대 사이버 공격이다.
2014년 사이버 공격의 피해는 소니 측에 국한됐었지만 이번 워너크라이 공격의 피해는 훨씬 심각했다. 톰 보서트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은 "대파괴를 초래할 무모한 공격이었다. 영국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사이버 공격에 대해 현금이 고갈된 북한 정부가 돈을 빼내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 해커들은 지난해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해 8100만 달러(878억8500만원)를 빼간 악성 소프트웨어 공격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동기가 무엇이든 미국이 북한을 워너크라이 공격의 배후로 지목한 것은 국제 규범을 지키지 않는 북한의 사이버 공격 능력 위협이 더욱 커졌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보서트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했다. 북한 주민들은 아사하기 일보직전에 이르렀다. 우리는 추가로 사용할 수단이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악의적인 해킹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은 지난 주 북한 해커들을 무력화하는데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19일 밝혔다.
계속되는 대북 제재, 특히 중국 은행들에 대한 제재로 북한이 경화를 획득하는 것은 점점 더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의 새로운 대북 제재 방안은 제한되고 있다.
싱크탱크 CSIS의 제임스 루이스는 "대북 제재로는 북한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어렵다. 미 항모 전단을 한반도에 파견한다 해도 북한의 해킹을 막을 수 없다"며 "북한의 수입 차단뿐만 아니라 북한 정부의 인터넷 접근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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