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백영미 기자 = 설립자 비리, 파행 운영 등으로 논란을 빚었던 서남대가 내년 2월 문을 닫는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난달 폐쇄 명령이 내려진 대구외대, 한중대에 이어 세번째 문을 닫는 대학이 됐다. 또 전국 200여개 4년제 대학중 강제로 문을 닫는 8번째 대학이 된다.
교육부는 13일 서남대 학교법인과 대학 관계자 등에 대한 청문 절차 등을 거쳐 고등교육법에 따라 2018학년도 신입생 모집 정지와 동시에 내년 2월28일 대학을 폐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서남학원은 서남대 외 다른 학교를 운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법인 해산 명령도 포함됐다.
교육부는 "서남대가 지난 2015년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은 후 학교정상화를 위한 후속 상시컨설팅을 실시하고 자구노력의 기회를 부여했지만, 학생들의 기본적인 학습권조차 보장해 주지 못했고 제3의 재정기여자 영입을 통한 정상화 방안도 실현하지 못해 폐쇄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남대는 감사 결과 교육부의 시정 요구와 3회에 걸친 학교 폐쇄계고 처분에도 불구하고 설립자의 교비회계 횡령 및 불법사용액 등 333억3000만원 회수, 체불임금 등 미지급금 173억8000만원 해소, 교비회계에서 집행한 부속병원 전담인력 인건비 1억5600만원 보전 등 17건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달 서남대 현지조사 당시 교직원 임금 체불액이 190억8000만원 증가했고, 세금 체납액 8100만원 등 미지급금이 206억4000만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재원인 등록금 수입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수익성 있는 기본재산과 적립금이 없어 중장기적으로 교육환경 개선과 학생지원에 필요한 투자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교육부는 이번 학기가 끝나는 내년 2월28일 전까지 서남대 재적생 2031명(학부생 1893명, 대학원생 138명)을 남원·아산캠퍼스 소속 구분없이 전북, 충남 지역 소재 대학의 유사 학과로 편입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의예과·의학과 재적생의 경우 지역별 의료인력 수급 등을 고려해 전북 지역 대학으로 편입학을 추진 중이다.
해당 지역 대학에 편입 가능한 동일·유사학과가 없거나 수용가능 인원이 부족할 경우 편입 가능한 지역이 확대된다. 다만 이들을 흡수하는 학교별 사정에 따라 선발 인원이 제한될 수 있다.
모집방식은 면접, 학점 등 대학별 자체 심사기준에 따라 선발하되, 학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기시험은 실시하지 않고, 편입학 전형료도 징수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의예과, 의학과, 간호학과의 경우 고등교육법에 따라 의학교육과정 및 간호교육과정 평가인증 요건을 고려해 편입생을 선발하게 된다.
편입학 대상 대학은 선발심사 기준, 선발시기 및 횟수, 선발학과 및 인원 등이 포함된 자체 특별 편입학 세부 추진계획과 모집요강을 만들어 한국사학진흥재단과 편입대학 개별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할 예정이다.
군 복무로 휴학한 학생의 경우 국방부의 협조를 얻어 개별부대로 특별 편입학을 안내하고, 연락처 부재로 안내가 어려운 학생들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의 협조를 얻어 법적 주소지로 진학 절차를 안내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서남대 폐쇄에 따른 2019학년도 의대 정원(49명)을 보건복지부와 협의에 따라 한시적으로 전북 지역 대학에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별편입학 및 대학 교육여건 등을 고려해 적정 인원이 배정될 수 있도록 관련 절차에 따라 정원을 배정할 예정이다.
서남대는 2018학년도 신입생 수시·정시모집이 정지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서남대 수시모집에 지원한 학생들은 다른 대학 전형을 준비해 대입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서남대가 문을 닫으면 학교법인 서남학원의 재산은 채무 변제 등 청산 절차를 밟게 되며 청산이 끝난 후 잔여재산은 정관상 학교법인 신경학원 또는 서호학원에 귀속된다.
교육부는 "교육부는 폐교, 법인해산으로 인한 감사처분 이행의 회피를 막고 잔여 재산이 해산법인 관계자와 특수 관계인이 있는 법인이나 다른 비리사학에 귀속되는 것을 차단할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며 "사립학교법 제35조가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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