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비트코인의 극심한 가격 변동성은 가치 저장 기능을 떨어뜨려 정상적인 화폐로 기능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환'이라는 화폐의 본질적 기능을 하지 못하는 가상화폐는 가치 평가가 불가능하고, 이 때문에 현재의 가격은 거품이라는 지적이다.
1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UBS 웰스 매니지먼트의 폴 도노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가상화폐를 사용하려면 자산(가상화폐)을 판매하면서 동시에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해야 한다"며 "하지만 비트코인의 극단적인 가격 변동성은 화폐의 본질적인 기능인 '가치 저장 기능'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과 2년 만에 비트코인 가격이 20배 상승했지만 (화폐로서의) 가상화폐의 경제적 기반은 부족하다"며 "가상화폐는 거의 확실한 버블"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최고경영자(CEO)도 비트코인의 교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달리오는 지난 9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화폐처럼) 쉽게 사용하기 어려워 거래가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며 "(가격에) 휘발성이 있기 때문에 금처럼 부를 효과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상화폐는 개념적으로는 통화의 기능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애석하게도 결국 교환거래는 제대로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에 거품에 동의하면서도 당분간 가격 급등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도 있다.
미국 '헤지펀드의 전설'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지난달 28일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가상화폐는 우리 인생의 가장 큰 버블이 될 것이 확실하다"고 전망했다.다만 노보그라츠는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으로) 돈이 몰려들고 있다"며 "2018년 말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4만 달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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