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사흘간 4400 달러↓…가격 널뛰기에 투자자 패닉

기사등록 2017/12/11 11:19:59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가상화폐에 대한 당국의 강력한 규제방침에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가상화폐가 일제히 하락했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설치된 가상화폐 전광판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289만4000원 하락한 1천540만원을 나타내고 있는 등 대부분 가상화폐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7.12.1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12월 들어서만 70% 이상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주말 동안 급격히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비트코인은 시카고옵션거래소(CBEO)의 선물 거래 개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소 올랐지만 여전히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11일 가상화폐 정보업체 월드코인인덱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주말 동안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전날 오전 3시30분 1만3100 달러(약 1431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 8일 1만7500 달러(약 1911만원)로 고점을 찍었다가 사흘 동안 가격이 4400 달러(25%)나 하락한 셈이다.

해외 주요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베이스에서는 8일 장중 한 때 1만9000 달러가 넘는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던 것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30% 이상 폭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미국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선물 거래 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주에만 가격이 70% 가량 상승했다. 비트코인이 제도권 금융시장에 진입할 경우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재 미국 대형 은행 등 기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비트코인 선물이 해킹과 시세조작 등의 위험에서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또 선물 거래가 시작되면 투자자들이 가격 하락에도 베팅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와 같은 일방적인 가격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오히려 단기 가격 급등으로 대규모 코인 보유자들의 대규모 매각이나 시세 조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공포 심리가 생겼다.

애런 브라운 전 AQR 캐피털 매니지먼트 매니징 디렉터는 최근 블룸버그통신에 기고한 칼럼에서 "전세계에 존재하는 비트코인의 약 40%는 '고래'라고 불리는 1000명 정도의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은 현재 보유액의 절반 정도를 매각하고싶어 한다"고 말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종가보다 6% 가량 오른 1만6000 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비트코인 선물 개장 이슈로 가격이 1만4000~1만6000 달러 사이에서 급격한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어 여전히 불안감은 큰 상황이다.

유독 시장 과열 현상이 심했던 우리나라의 경우 하락폭이 훨씬 컸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8일 2500만원까지 치솟아 국제 시세보다 30% 이상 높게 거래됐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장중 한 때 1400만원 초반까지 내려갔다. 국내 가격이 국제 시세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사흘 동안 프리미엄이 대부분 빠진 것이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뒤늦게 시장에 진입했던 투자자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국내에서 가격 하락폭이 훨신 컸던 이유는 시장의 이상 과열 조짐을 보이자 당국이 개입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법무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관계 당국은 가상화폐 거래 금지, 투자 자격 제한 등 규제 도입, 투자 차익 과세 등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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