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AP·신화/뉴시스】이혜원 기자 =지난 24일 예배 중이던 이집트 시나이반도의 한 모스크에서 발생한 테러로 인한 사망자의 수가 300명을 넘어섰다.
25일 나빌 사데크 이집트 검찰총장은 성명을 통해 "전날 시나이 모스크에서 발생한 총격과 폭발로 최소 305명이 사망하고 128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27명은 어린이다"라고 밝혔다.
사데크 검찰총장은 전날 오후 북시나이주의 작은 마을인 비르 알압드에서 발생한 이번 테러에 25~30명 가량의 무장세력이 가담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5대의 4륜 오토바이(ATV)에 나눠 탄 채 범행현장으로 향했다.
이들은 금요 기도회의 설교가 시작된 후 창문 등을 통해 폭탄을 던져 신도들을 포위했다. 또 정문과 12개의 창문을 통해 총격을 가했다. 이후 복면을 한 남성들이 자동 소총을 지닌채 "신은 없다. 그러나 알라와 모하메드는 그의 예언자다"라고 쓰여진 검은색 깃발을 들고 들어왔다. 또 이들은 모스크 밖에 주차돼 있는 신도들의 차 7대에 불을 질렀다.
현장에서 아들을 잃고 자신도 총상을 입은 한 남성은 "테러범들은 콥트교인들과 무슬림 사이에 균열을 일으키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처음으로 이슬람사원을 공격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누구도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지는 않았다. AP통신은 이번 테러는 이집트의 현대 역사에서 가장 치명적인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공격이라고 묘사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16년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의 사망자(226명) 수를 넘어서면서 최근 4년간 이집트에서 발생한 테러중 가장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한편 테러가 발생한 모스크는 수피교도들이 주로 모이는 곳이다. 수피교는 명상을 강조하는 신비주의 교파로 정통 이슬람교에서는 이단으로 간주한다. 이 때문에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수피교 지도자 슐레이만 아부 헤라즈를 납치해 참수하기도 했다.
한편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번 공격에 대해 "무력으로 대응하겠다"며 "군과 경찰은 순교자들을 위해 복수할 것이며, 단기간의 무력 사용을 통해 안전과 안정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집트 관영 메나(MENA) 통신은 이번 테러가 국가 안보의 최우선 비상사태로 다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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