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인문학 이펙트'·'소리 질러서 미안해' 外

기사등록 2017/11/21 14:51:06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인문학 이펙트'

벤처 캐피털리스트 스콧 하틀리가 썼다. 그는 책에서 인문학이 기술 혁신을 이끈다는 주목할 만한 주장을 제기한다.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기술 뒤에 뭐가 있는지 베일을 들춰보면 인간성에 관한 위대한 이해가 있다는 얘기다. 인류학자가 자율주행차를 만들고, 심리학 전공자가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 싶어 하는 인간의 타고난 욕망을 통찰해 페이스북을 만들고, 철학 전공자가 링크트인을 설립하고, 역사와 문학 전공자가 유튜브의 CEO가 되는 수많은 사례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얻은 통찰이다. 교육에서부터 의학, 상품 디자인, 제조업, 금융, 투자, 법, 보안, 도시 디자인, 경제발전, 효율적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며 인문학과 공학이 어떻게 융합해야 하는지,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이지연 옮김, 388쪽, 마일스톤, 1만6000원.
◇'명랑한 외출'

제2회 금샘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김민혜씨의 첫 소설집이다. 2015년 '월간문학'에 당선된 '물속의 밤', '동리목월'에 당선된 '정크 퍼포먼스'를 비롯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지속적으로 발표한 소설 8편이 묶여 있다. 오랜 시절 작가의 삶의 터전이었던 부산의 정서가 작품마다 녹아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범어사, 해운대, 아쿠아리움 등이 소설 속의 한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만들 수 있는, 이러한 공간들을 배경으로 작가는 관계의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가족과의 시간은 돈으로도 살 수 없어 외로운 기러기 아빠('정크 퍼포먼스'), 아이와 현실 사이에서 아이를 포기하는 미혼모('명랑한 외출'), 모국의 품에 끝내 안기지 못한 한국계 입양아('케이트'), 열등감과 의심 사이에서 망가져버린 부부('아내가 잠든 밤') 등 심리적 절벽에 이른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현대 사회의 비극을 묘사한다. 238쪽, 산지니, 1만3000원.
◇'역전의 명수'

박종훈 KBS 기자가 썼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시장의 판도를 뒤엎고 역전에 성공한 수많은 기업의 사례 분석을 통해 지금 도전하는 모든 이가 알아야 할 '창조적 역전의 전략'을 제시한다. 저자는 "서로 관계성이 없던 시장이 연결되고 융합되어 특정 분야의 변화가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나비효과가 빈번히 일어나는 시대에는 '역전'을 준비하고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켈로그나 일본전산처럼 불황에 오히려 역전을 거듭한 기업들이 있는가 하면, 새롭게 시장이 팽창하는 시기에 노키아나 코닥처럼 후발 주자들에 추격당한 기업들도 있다"고 전했다. 288쪽, 인플루엔셜, 1만5800원.
◇'코뮤니스트 후기'

철학자이자 예술비평가 보리스 그로이스의 '소비에트 공산주의'에 대한 도발적인 해석을 담은 책이다. 그로이스는 "철학과 언어가 지배했던 스탈린주의적 사회야말로 공산주의적 세계였다"고 단언하며, 결코 사면될 수 없는 사악한 음모적 정치가로 여겨져온 스탈린을 진정한 공산주의 철학자로 구원해낸다. 더 나아가 '언어철학자'로서 스탈린의 지위를 격상시킨다. 그는 1950년대에 스탈린이 언어학 논쟁에 개입했던 사건을 소개한다. 스탈린은 논설을 통해 '언어는 상부구조의 일종이며 그 본질은 계급관계에 의해 결정된다'는 마르크스주의 언어관을 전면 부정하면서, 언어는 모든 구성원의 공통된 의사소통 수단이라고 선언한다. 김수환 옮김, 194쪽, 문학과지성사, 1만3000원.
◇'소리 질러서 미안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신건강 전문가로 활동 중인 로나 레너가 썼다. 엄마는 날마다 아이와 밧줄의 양쪽 끝을 잡고 안간힘을 쓰며 힘겨루기를 한다. 이런 기싸움은 아이를 향해 자신도 모르게 폭발하듯 버럭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끝이 난다. 로나 레너는 심리학적인 토대 위에 부모가 처한 육아의 현장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고, 당신만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니라고 위로한다. 아이에게 소리를 덜 지르기 위한 해법으로 '기질'을 다룬다. 저자는 "기질은 타인, 장소, 사건에 반응하는 타고난 방식으로 부모가 아이와 자신의 기질과 그 차이를 알면 아이와의 기싸움과 소리 지르는 행동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아영 옮김, 312쪽, 한문화,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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