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감사 지적하려 했는데"…충북교육청 첫 행감 '승리'

기사등록 2017/11/20 17:12:45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20일 충북교육청 행복관에서 열린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정영수(자유한국당, 진천1) 위원장이 의사발언을 하고 있다. 2017.11.20 inphoto@newsis.com
교육위 "도내 모 중학교 특정감사 문제많아"
집행부 "법에 따른 정당한 절차, 문제없어"

【청주=뉴시스】박재원 기자 = 사립학교 표적감사를 지적하려던 충북도교육청 본청을 상대로 한 첫 행정사무감사가 사실상 집행부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례적으로 사립학교 관계자까지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억울함을 풀기는커녕 오히려 학교 치부만 들어나는 망신만 당하고 말았다.

20일 도교육청 본청을 상대로 한 도의회 정례회(360회) 교육위원회 첫 행정감사가 교육청에서 개최됐다. 오전 행복씨앗학교 예산낭비와 소규모 학교 통폐합 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오른 뒤 오후에는 감사부서의 사립학교 특정감사 문제가 테이블에 올랐다.

감사장에는 사립학원 이사장과 학교장, 전직 교사 등이 증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감사부서는 2016년 9월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지속적인 부정행위가 발생했다는 투서를 근거로 이 학교에 대한 특정감사를 진행했다. 감사과정에선 교권 침해와 운동부 운영 부적절, 재단 학교 운영 개입, 학교시설 사적사용 등의 문제점도 발견했다.

이 학교에선 감사 시작 요인인 학업성취도 부정행위를 벗어난 다른 분야의 지적사항은 인정할 수 없다며 "표적감사, 사립학원 죽이기"라며 반발했다.
 
이 같은 학교 입장이 받아들여져 이날 행정감사에선 감사범위를 벗어나 마치 학교통폐합 등 특정 목적을 가지고 표적감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이 다뤄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집행부의 명료한 답변과 구체적인 근거제시로 이 같은 의혹은 단번에 불식됐다.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20일 충북교육청 행복관에서 열린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류정섭 부교육감이 선서하고 있다. 2017.11.20 inphoto@newsis.com
답변에 나선 유수남 감사관은 "공공감사에관한법률에 따라 특정감사 중 현장에서 발견된 문제는 바로 조사할 권한이 있다"며 "감사범위를 벗어났다는 것은 법 자체를 부정하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유 감사관은 "범위와 기간 등 감사계획안을 보내지 않았다고도 주장하는 데 종합 또는 정기감사와 달리 특정 감사는 긴급한 현장사정과 보안, 감사 실효성을 위해 관련법에 따라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현재 감사 지적사항이 적절한지에 대해선 행정심판이 진행 중이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타당하다"면서 행정감사에서 다뤄지기 적절치 않는 내용이라는 점을 에둘러 표현했다.

교육위원회에서 감사부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려 했으나 원하던 성과는 얻지 못하고 사실상 집행부 승리로 마무리된 첫 감사였다. 본청 행정감사는 오는 21일까지 열린다.

오히려 이 사립학원 소속 학교에서 벌어진 불법건축물 운영과 예전 동성 간 성폭행사건이 들춰지면서 망신망 당했다.

감사과정을 지켜본 한 교직원은 "공공기관에선 법과 절차에 따라 행정절차를 진행한다"며 "억울한 점도 이해하지만 혹 떼려다 혹 붙인 꼴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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