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명 스모 선수, 훈계 중 딴짓한 후배 맥주병으로 때려

기사등록 2017/11/15 17:29:53
【도쿄=뉴시스】 지난달 25일 맥주병으로 후배를 폭행한 사건으로 일본 열도를 시끌벅적하게 한 하루마후지(日馬富士) 스모 선수가 지난 14일 전 스모 경기 출전을 포기하고 사과했다. (사진출처:NHK캡처) 2017.11.15 yuncho@newsis.com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몽골 출신의 일본의 유명 스모(相撲·일본 씨름) 선수가 술자리에서 맥주병으로 후배를 때려 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스모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요코즈나(橫網)인 하루마후지(日馬富士) 선수가 지난달 25일 돗토리(鳥取)현에서 가진 몽골 출신 스모선수끼리의 술자리에서 후배인 다카노이와(貴ノ岩)선수를 맥주병으로 때린 것이다. 다카노이와는 돗토리현 경찰서에 진단서를 제출하고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스모가 일본의 국기(國伎)인데다가 국민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인물 중 하나인 요코즈나가 폭행했다는 사실에 일본 열도는 큰 충격에 빠졌다. 텔레비전, 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이 사건을 주요 뉴스로 다루며 몽골 현지 반응까지 취재하는 등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린 이번 사건을 15일자 주간 아사히가 당시 상황에 자세히 소개했다. 이 술자리에는 또 다른 요코즈나인 하쿠호(白鵬), 가쿠류(鶴龍) 등 몽골 출신 스모선수들을 중심으로 약 10여명 정도가 참석했다고 한다. 

 이날 먼저 돗토리 시내에 있는 창코나베(ちゃんこ鍋· 스모선수들의 영양식) 식당에서 1차를 한 일행들은 후원자가 소개한 술집으로 2차 자리를 옮겼다.

 이미 술에 취한 하루마후지가 다카노이와에게 '예의가 없다', '선배에게 인사 제대로 하라'고 설교를 했고, 다카노이와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건성으로 듣자 하루마후지는 테이블에 있던 맥주병으로  다카노이와의 머리를 가격했다. 옆에 있던 동료 선수들이 말렸지만 하루마후지는 주먹으로 다카노이와의 얼굴을 때리고 가슴을 발로 차는 등 폭행이 계속 이어졌다고 한다. 하루마후지는 이미 1차 때부터 다카노이와를 마음에 안 들어하며 계속 시비를 걸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맥주병 폭행의 주인공인 하루마후지는 원래부터 주사가 심했다고 한다. 도쿄와 오사카의 술집에서도 폭행사건에 몇 번 휘말린 적이 있고, 재떨이와 컵 등을 마구 깨 후원자들이 변상을 한 적도 몇 번이나 있었다.

 돗토리현 경찰은 당시 동석했던 선수들을 불러 조사를 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일본 스모협회도 자체 진상조사에 나섰다. 하루마후지는 지난 14일부터 대회 출전을 포기했고 공개 사과를 했다. 그러나 은퇴권고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올만큼 일본 스모협회는 강도 높은 징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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