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이 부패 혐의를 이유로 왕자, 전현직 관리, 기업가 등에게 칼을 빼 든 가운데 모하메드 빈 나예프 전 왕세자의 은행 계좌도 동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우디 당국이 체포를 확대 실시해 1800여개의 계좌를 관련 혐의로 동결한 가운데 빈 나예프 전 왕세자와 그 직계 가족의 계좌도 포함됐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우디 당국은 지난 4일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반(反)부패위원회를 출범하고 왕자 11명과 전현직 장관, 종교인, 기업가 등 수십명을 대거 구금했다. 돈세탁, 뇌물 수수 등에 연루됐다는 혐의다.
이는 빈살만 왕세자가 왕실 및 사회 지도자 특히 재계 인사들을 향해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최근 살만 국왕이 곧 퇴위하고 가까운 시일 안에 왕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진행되는 권력 공고화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6일에는 사우디 정보기관 총책임자를 지낸 만수르 빈 무르킨 왕자가 갑작스러운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해 의혹이 일기도 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6월 사촌형인 빈나예프 전 왕세자를 밀어내고 제1순위 왕위계승서열에 올랐다. 전통적인 형제 상속에서 부자 상속으로 체제를 뒤집는 사건이다. 이후 빈나예프 전 왕세자가 출국 금지에 이어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빈나예프 전 왕세자는 지난 7일 만수르 왕자의 장례식 때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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