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장관·박경민 청장, "나포 몰라 죄송"
"한주간 보도 없고 가족에 안 알려" 의혹 증폭
자유한국당 의원들, 청문회 요청
【서울=뉴시스】박성환 최희정 기자 = 31일 해양수산부 종합감사에서는 어선 '391 흥진호' 나포 사건에 미숙한 대응을 한 정부에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흥진호는 지난 21일 북한에 나포됐다가 엿새만인 27일 귀환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은 흥진호가 북한에 나포된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영춘 장관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건이 발생한 일주일 동안 북한 나포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책임 장관으로서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 장관은 "지난 22일 통신 두절로 수색을 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하루도 지나지 않아 선주 측에서 현지 선장과 핸드폰 통화가 되었다고 했다. 혹시 다른 가능성에 대비해서 해경 해수부 등이 나서서 수색 작업을 했었다"고 부연했다.
이에 안 의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한가하게 대처했다는 점은 질타를 받아 마땅하다"며 "해수부 장관이 알았던 일을 국방부 장관은 26일에 알았다고 하는데, 정부 기관간 소통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박경민 해경청장도 "나포를 몰랐던 것에 대해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성찬 자유한국당 의원은 "해경이 안이했다"면서 "21일 0시 30분에 북한 경비정 추적을 받고 도주하다가 한국 어선이 나포됐는데, 어선 조난 통신망에 연락 왜 안했나? 1시간 동안 어선에서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 의심이 많은 부분이다"고 꼬집었다.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은 "어선이 북한 경비정에 1시간 동안 쫓겨다녔을 텐데 연락이 없었다는 것은 전례가 없다"며 "경비 세력을 투입안해도 된다고 선주가 얘기하고 이게 사실이라면 해경이 놀아난 것이다. 일주일동안 언론 보도 안 나왔는데 어떻게 국민들이 납득하겠나?"고 지적했다.
이에 김영춘 장관은 "사고 지점이 동북방 330㎞ 지점"이라며 "막판에는 안전사고가 날 가능성에 대비해 군함 사고 수색도 박차를 가했다. 북한 수역과 너무 떨어져 있는 수역이라고 해서 예측을 못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세월호 사고는 더 참혹한 사고이고 국민의 생명, 안전과 관련된 문제이지만 흥진호 사건은 안보 문제와 직결된다. 끝나고 청문회 필요하다"며 청문회를 요청했다.
이만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6일간 선원들이 실종상태인데 러시아, 중국, 일본 포함해 외국에 수색 협조를 했다"며 "그런데 국방장관은 언론보도를 보기 전까지 몰랐다. 언론에서도 보도 안됐다. 이건 합리적 의심 아니냐"고 했다.
이어 "우리 어선이 조업을 하는 최종 위치부터 북한 해역까지 270~300㎞ 떨어져 있는 거리다. 합리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어선이 거짓말로 보고 했거나, 북한이 의도적으로 우리 어선을 나포한 것은 아닌지 볼 수 있다"고 의문을 표했다.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북한에서 어선을 나포하고 일주일만에 보내는 촌극을 벌이는데 만일 한국 정부가 동조가 있었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면서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과연 청와대가 국정 컨트롤타워인가? 업무 수행이 무엇이 있었나? 국방부, 해군, 공군에도 알리고 회의도 소집해야 하지 않았나?"라면서 "북한에서 보내줘서 안다니, 만일 김정은이 1년간 선원들을 데리고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1년동안 까맣게 몰랐나?"라고 따지듯 물었다.
황 의원은 "흥진호 사건은 세월호, 스텔라데이지호 사고와 같은 우리나라 대형사고의 판박이"라면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설훈 농해수위 위원장에게 조속히 긴급 상임위를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김성찬 자유한국당 의원은 "해경은 선박 소유자 말을 믿었다고 한다. 그런데 외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해 수색하고 너무 엇박자이고 하니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정부합동조사 결과가 나온 후에도 야당 의원들은 잇따라 의혹을 제기했다. 해경을 비롯한 정부합동조사단은 지난 27~30일 귀환한 선원 10명을 조사했다.
조사단이 흥진호의 GPS플로터(위성항법장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흥진호는 한·일 공도어로 수역에서 북한 해역으로 50마일 가량 진입한 뒤 20여 시간 이상 머문 것으로 드러났다. 선박자동입출항 장비(V-PASS)는 지난 16일 울릉도 저동항 출항 당시부터 선장이 임의로 끄고 사용하지 않아 자료 분석 자체가 불가능했다.
나포됐던 흥진호는 지난 27일 오후 10시16분께 속초항으로 귀환했다. 해경은 이날 오후 6시38분께 북방한계선(NLL)에서 북한으로부터 흥진호 선원 10명과 선박을 넘겨받았다. 이후 28일 낮 12시25분 후포항에 도착한 선원들은 얼굴 노출을 꺼려 본인 소유의 마스크를 썼고, 일부 선원은 합동조사단에 마스크를 요청해 착용했다.
안상수 의원은 "선원들이 마스크를 하고 이상한 데로 끌려가는 모습이었다". 국민들은 무슨일이냐, 배후에 뭐가 있냐 의심한다"며 의구심을 가졌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어선이 나포됐을 때 왜 구조신호가 없었을까, 해경이나 다 왜 얘길 안했을까? 배에는 통신장비가 있는데, 왜 안했나"라고 물었다.
정인화 국민의당 의원 역시 "어선이 피랍, 나포됐을 가능성, 침몰 가능성, 표류 가능성 등 이런 가능성들을 염두에 두고 국민에 알려야 한다. 그런데 알리지 않았다"면서 "해경이 선장이 얘기한 것을 너무 순진하게 믿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박경민 청장은 "'어선이 어느 위치에 있다. 수색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믿을 수 밖에 없었다"며 그래도 다음날에도 확인이 안되어서 통신사에 확인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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