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면세점 선정 '민간' 주도로···롯데 코엑스점 재심사부터 적용

기사등록 2017/09/27 17:06:39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유창조 면세점 제도개선 TF 위원장이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면세점 제도 1차 개선안을 발표하고 있다. 유 위원장은 개선안은 특허심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2017.09.27. ppkjm@newsis.com
특허심사委 상설화·해촉규정 마련···'옴부즈만제' 도입
 최소 기준면적 충족 여부만 심사···관광인프라 개선 배점↑
롯데 코엑스점 재심사때부터 적용···최종안 내년 7월 확정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밀실 심사' 논란을 되풀이해 왔던 정부의 면세점 특허심사제도를 민간 주도로 바꾸고, 심사위원들의 명단과 심사 평가기준·배점이 모두 공개하는 개선안이 나왔다.

 특허심사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 외부인사가 심사 과정에 참관하는 '청렴 옴부즈만' 제도도 도입된다.

 이번에 바뀐 제도는 올해 말 특허 만료를 앞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재심사부터 적용한다.

 면세점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는 '면세점 제도개선' 1차 개선안을 확정해 27일 발표했다.

 TF는 1차 개선안 조치로 업체들의 로비가 어려워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다만 민간위원 책임이 늘어나면서 위원직을 고사하는 전문가가 많아지고 이 때문에 위원회 구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특허심사 거버넌스 전면 개편···투명성·공정성 제고

 TF의 개선안을 보면 관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민간위원을 과반수 이상 선임하도록 한 특허심사위원회를 전원 민간위원으로 꾸린다. 위원장은 민간위원 중 호선으로 선출하되 심사평가에는 참여하지 않도록 했다.

 이는 특허심사위원회 의사결정의 객관성과 독립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또 특허심사위원회가 임기 1년(중임)의 상설위원회로 바뀐다. 지금까지는 특허심사 개최 사흘 전 약 1700명의 민간전문가 풀에서 15명 이내로 무작위 뽑아 심사 후 해산했다. 위원은 분야별 25명씩 총 100명으로 구성하고선 25명 이내로 무작위 추출해 회의를 갖는다. 

 특별심사위원회의 심사 범위는 관세청과 세관이 작성한 업체별 특허신청 자격요건 사전검토서, 계량지표 산정결과 등으로 확대한다.

 위원의 책임성도 높인다. 비밀누설·금품수수 등 불법 행위가 드러나면 공무원에 준해 처벌하고, 직무 태만과 비위 사실 적발시 해촉하는 규정을 두기로 했다.

  ◇특허심사 全과정 낱낱이 오픈···내·외부 통제 깐깐해져

 그간 정부는 '밀실 심사'를 고수해 심사에서 탈락한 업체는 왜 떨어졌는지, 사업권을 따낸 업체는 뭘 잘했는지 파악할 수 없었다. 때문에 심사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정치 개입이나 대기업 공모 의혹이 불거지곤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심사 전후로 나눠 위원 명단과 심사 평가기준·배점이 모두 공개된다.

  사전공개 내역은 100명의 위원 명단, 29개(세분류) 평가항목 및 배점, 평가위원이 평가시 참고하는 평가지침 등 3가지다.

 심사 후에는 특허 심사에 실질적으로 참여한 25명의 위원 명단을 또다시 공개한다.

 평가항목(중분류)별 평균점수도 개별기업에 선(先)통보한 뒤 홈페이지에 게시한다. 기업 요청시 29개 세분류까지 평가점수를 알려주기로 했다. 탈락업체 명단도 업체 동의를 얻어 공개한다.

 TF 위원장인 유창조 동국대 교수는 "공개가 최선은 아니지만 비윤리적 행위의 동기를 배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위원들의 명단이 공개되면 로비의 대상이 될 거라 생각하지만 역으로 로비를 함부로 할 수도, 로비를 쉽게 받기도 어려운 여건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유 위원장은 "대단한 명예나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여서 역량있는 전문가들이 심사위원 풀에 들어가는 것을 주저할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허나 우리 사회에는 아직 국가의 중요 업무에 봉사하려는 사람이 많이 있다"고 사견을 보탰다.

 TF 위원인 변정우 경희대 교수도 "국가를 위한 일인 만큼 설득해서라도 참여 부탁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했다.

【인천공항=뉴시스】임태훈 기자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을 방문해 업계 대표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7.09.19. taehoonlim@newsis.com
위원 전문분야별 평가제도 도입한다. 위원들이 전공과 관계없이 모든 영역을 평가하는 방식을 뜯어고쳐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서만 평가토록 하겠단 것이다.

 위원들의 성향에 따른 평가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평가항목별 최고·최저점을 없애고 배점을 균등화했다. 세분류 평가항목 점수를 11등급으로 나눠 고정된 점수를 부여토록 해 위원들 간 과도한 점수편차 가능성도 완화한다.

 또 계량화할 수 없는 항목 평가시 'A+~F' 등급별로 점수를 부여하되 그 이유를 기재하도록 했다.
 
 평가 기준과 배점도 손질했다. 매장 면적이 클수록 높은 점수를 부여했지만 앞으로는 최소 기준면적(496㎡)에 충족하는지 여부만 심사한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관광인프라 개선' 배점은 종전 150점에서 200점으로 높이고,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상생협력' 평가항목은 통합해 배점 250점을 부여했다.
  
 특허심사 과정의 비리 요인을 차단하기 위해 '청렴 옴부즈만제'를 도입한다. 10인 이내의 외부 전문가가 심사 과정을 참관해 견제·감시하고 문제 발생시 시정을 요구하는 제도다.

 사업자 선정·발표 후 관세청 감사담당관실이 진행하는 감사에 대한 자체감사도 실시한다.

  ◇특허제도 원점 재검토···최종안 2019년부터 시행

 TF의 1차 개선안은 올해 말 특허 만료를 앞둔 롯데 코엑스점 재심사 일정을 감안해 우선 추진한 것이다.

 TF는 현재 현행 사업자 선정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특허발급 요건 등을 법령에 명확화하고 특허심사위원회가 특허발급 사항을 결정하도록 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 부정발급에 대한 제재 강화와 특허 갱신·송객수수료 문제도 검토 대상이다.
 
 최종안은 늦어도 내년 7월께 확정한 뒤 2019년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TF 측이 제시한 최종안대로 면세점 제도 개선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유 위원장은 "조금 더 구체화시켜야 할 부분이 있지만 최선을 다해 내년 6~7월까지는 (최종)안을 제공해 2019년부터 새 제도가 운영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면서 "수정·보완이 필요한 경우 (정부와 추가)협의가 진행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안의) 채택 또는 수정·보완 여부는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채택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정부부처의 수정·보완 요청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되지 않을 경우 따르지 않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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