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다음 창업자 이재웅의 공정위원장 비판 파장 확산

기사등록 2017/09/11 12:31:49 최종수정 2017/09/11 14:17:22
【서울=뉴시스】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인터넷 포털 다음(daum)을 창업한 이재웅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비판한 것이 논란이 되면서 "발언 취지가 와전됐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총수 지정이나 대기업 집단 지정이 오만했다고 비판한 것이 아니었다. 공직자가 이해진 네이버 이사를 짧게 만나봤는데, '미래비전이 없다'고 비평한 행위를 비판한 취지였는데 일부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9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상조 위원장이 앞으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정부 도움 하나도 없이 한국과 일본 최고의 인터넷 기업을 일으킨 기업가를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료 기업가로서 화가 난다"고 적었다.

 하지만 그는 해당 게시물이 확산돼 논란이 되자 "오만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했다"며 게시물에 '오만'이란 단어를 '부적절'로 수정했다.

 그는 이에 대해 "오만이란 단어를 쓴 것도 그렇게 상세한 해설을 하지 않은 것은 내 잘못"이라며 "맨몸으로 시작해 의미 있는 기업을 키워낸 사업가가 너무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화가 나 짧게 얘기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네이버 등이 준대기업 집단에 지정된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지 않다. 벤처에서 출발한 기업도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사회적 책무 때문에 정부의 감독, 감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그는 "내가 답답해하는 것은 총수가 지정되고 임원이 대주주인 기업이 대기업 계열사로 편입된다는 대목"이라며 "그렇지만 이 때문에 경영이 어려워지거나 투자 유치가 무산되거나 공시 의무가 무거워지면서 회사 경쟁력이 크게 악화한다고 보진 않는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김 위원장이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를 만난 심경을 밝힌 내용에서 비롯됐다.

 김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네이버 정도의 기업이 됐으면 미래를 보는 비전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이 전 의장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우리 사회에 그런 걸 제시하지 못했다"고 저평가했다.

 또 김 위원장은 "이 전 의장과 짧은 대화를 했지만 그런 점에서 아쉬움을 느꼈다"며 "지금처럼 가다간 수많은 민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해진 창업자는 지난달 14일 네이버의 준(準)대기업집단 지정과 관련해 공정위를 찾아가 김 위원장과 면담을 가졌다. 목적은 KT, 대우건설 등의 사례처럼 네이버도 '총수 없는 집단'으로 지정되길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네이버는 "기존 재벌의 틀을 벗어난 기업들이 낡은 과거의 유산을 딛고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공정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해진 창업자를 총수로 지정했다.

 이 부회장은 이전부터 네이버의 '총수 없는 집단' 지정을 지지해왔다. 

 그는 지난달 20일에도 SNS 계정에 글을 올리고 "네이버는 이해진 창업자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이상적인 지배구조다. 정부는 이런 지배구조를 스스로 만든 기업을 대기업 지정이나 총수 지정을 하지 않음으로써 다른 기업이 지배구조 개선을 할 요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 해명글에서 "네이버와의 이해관계가 전혀 없고 이 전 의장(이해진 창업자)과의 친분 때문에 김 위원장에 관한 비판 글을 올린 것도 아니다"며 "이제 그만 내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부회장은 카카오와 합병된 '다음'의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 벤처기업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odong8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