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한국 무시하고 공격 못해···그러나 명백한 위험에 타격할 것"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전직 주한미군사령관들이 한국 동의없이 북한을 타격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 이는 우리 뜻과 무관하게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인데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동의없이 군사행동은 불가능하다고 한 발언과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긴밀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했던 발언과도 배치되기 때문이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국제법에 따라 한국에 주둔하지 않은 미군 자산으로 북한을 타격할 수 있으며 여기에 한국의 승인이나 협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의 동의없이 한반도 밖에서 미군이 직접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모든 주권국가는 자국 방어 권리를 가진다"면서 "북한이 연평도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한국 국민들이 대응할 모든 권리를 가진 것처럼, 만약 괌을 향해 날아오는 미사일이 있다면 미국은 한국처럼 영토를 지키기 위한 생득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고 한 발언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또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한국을 방문했던 조지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의 발언과도 배치된다.
매티스 장관은 16일(한국시각)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미국은 외교적·경제적 대북 압박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해나갈 것"이라며 "어떠한 조치가 이루어지든 사전에 송 장관과 긴밀히 협의해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우리 측의 동의 없는 북한 공격은 현실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국의 승인없이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수 없을 거라 본다"며 "남북관계라는 특수성과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인 여러가지 문제 때문에 한국을 무시하고 북한을 타격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발언한 것에 대한 '딴지걸기' 수준으로 봐야지 실질적인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문 정부가 가지는 한미동맹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도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은) 너무나 명백하고 위험한 공격이 있으면 자위권 차원에서 공격할 수 있다라는 것"이라며 "당연히 그러한 옵션을 미국이 하나의 국가로써 충분히 생각할 수 있고, (공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 수석연구위원은 그러면서 "한미동맹의 신뢰와 북한의 위험 가능성을 생각해서 하지 않는 것이지 미국이 (공격)할 수 없다고 법으로 제도화된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군 관계자는 이러한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전직 장성의 개인적인 의견에 대해 군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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