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발간한 금연이슈리포트 최근호에 실린 '저함량 담배의 진실'은 타르 저함량(0.1mg) 담배에서 흡연자가 표기된 함량보다 최대 9.5mg의 타르를 흡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저함량 담배가 담배 연기의 성분 측정 방법 자체의 한계를 이용해 개발됐기 때문이다.
담배 연기의 성분 측정은 국제표준화기구(ISO) 측정기준에 따라 기계로 이루어지는데, 담배를 고정시켜 1분마다 2초 동안 35㎖의 담배 연기를 빨아들여 성분을 측정한다.
저함량 담배는 이같은 측정 방식을 우회해 함량을 낮추기 위해 담배의 디자인을 바꾸는데, 가장 흔하게 천공(Ventilation Holes)을 이용한다.
문제는 흡연자가 실제로 흡연할 땐 천공이 입이나 손으로 쉽게 막힐 수 있는 부분에 있어, 측정 방식이 실제 흡연자의 흡연 행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저함량 담배 흡연자의 경우 일반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에 비해 담배 연기를 더 많이, 깊이 들이 마시는 경향이 있다.
저타르 담배를 피워본 경험이 있는 흡연자에 대한 국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 담배보다 더 세게 혹은 깊이 흡입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9.2%,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이' 피우게 된다고 응답한 비율이 57.9%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유해성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중독 수준을 보여주는 니코틴 의존도(FTND) 점수에서 니코틴 함량이 적은 담배(0.35mg 미만)를 사용하는 흡연자와 니코틴 함량이 높은 담배(0.35mg 이상)를 사용하는 흡연자군은 각각 3.71점과 3.96점으로 차이가 미미했다. 호기(呼氣) 중 일산화탄소 농도도 각각 11.1ppm과 11.5ppm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저함량 담배가 실상은 일반 담배와 다를 바 없다는 점은 최근 담배회사에서 일반 궐련형 담배에 비해 유해성분이 적다고 주장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도 사실상 같은 이유로 유해성이 적다고 볼 근거가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업계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나온 연기는 수분이 80% 이상으로 수증기에 가까워 유해물질 배출량이 일반 담배의 10분의 1이라며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중요한 것은 함량이 아니라 유해성분 그 자체"라며 저함량 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건강에 덜 해롭다고 인식하게 해 비흡연자를 흡연하도록 유도하고, 흡연자들을 금연하지 못하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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