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창조경제센터, 지능형공장은 물론 전통문화 산업화도 지원

기사등록 2017/08/14 08:22:03
【안동=뉴시스】류상현 기자 = 지난 5월 31일 정부와 경북도, 구미시 관계자들이 경북 스마트 팩토리 비전 선포식을 진행하고 있다. 2017.08.13  photo@newsis.com (사진=경북도 제공)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경북센터)는 대기업 삼성과 협업해 중소·중견기업과 벤처·창업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보급, 융합형 신사업 발굴, 아이디어 사업화를 통한 벤처창업 등도 진행하지만 전통 문화의 산업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센터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은 스마트팩토리 보급 사업. 스마트팩토리란 설계·개발, 제조 및 유통·물류 등 생산 과정에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해 생산성, 품질,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지능형 생산공장을 말한다.
 
 경북센터는 처음엔 2020년까지 500개 기업을 목표로 했으나 반응이 좋아 1000개로 확대했다. 올해까지 400건을 목표로 해 현재까지 394건이 신청됐고 이 가운데 330건을 완공했다.

 스마트팩토리는 MES(실시간 물류 작업내역 추적관리), 제조자동화, 공정시뮬레이션, 초정밀금형 등 4개 분야로 추진되고 있다. 기업당 5000만 원 이내의 지원이 이뤄진다.

 2014년 출범때부터 지금까지 운영 결과 이 사업 참여 기업들의 평균 생산성이 79% 증가하고 불량률은 62% 줄었으며 비용절감도 178억 원에 달한다. 특히 153명의 고용창출도 이뤄졌다.

 경북센터의 또 하나의 주요업무는 융합형 신사업, 창업·벤처 기업 발굴·육성 사업이다. 창업 후 7년 미만의 기업이나 예비 창업자 등이 ‘보육’ 대상이다. 지금까지 106개사를 발굴했다. 이 가운데 24개 사는 경북센터에 입주해 있다. 보육대상 기업에는 시제품 제작, 마케팅, 특허 사업화, 투자유치 등을 위한 자금 지원이 이뤄진다.

 특히 경북도와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투자한 ‘C펀드’는 이들 기업에게 한 업체당 3억원 이내씩 28개기업에 53억원을 지원했다.

 또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성장사다리’ 사업에도 4개 업체를 추천해 모두 38억원의 자금 지원이 이뤄지도록 했다.

 경북센터의 주목할만한 사업으로 ‘전통문화 사업화 지원’이 있다. 일례로 종가음식 개발 지원에 나서 조선시대에 김유가 쓴 한문 필사본 요리서인 ‘수운잡방’의 메뉴 11종을 개발하는 성공했다. 이 중 2종(수란, 황밥)은 현재 신라호텔에서 상설 메뉴로 활용되고 있다.
 
 고택을 활용한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나서 지금까지 명품고택 48곳에 대한 지원이 이뤄졌다. 경북센터는 이들 고택에는 360°뷰 모바일 홈페이지를 만들어주고, 숙박 체험수기와 사진 공모전 등도 열어 고택을 찾는 사람이 늘도록 하고 있다.

  ‘고용존’ 운영은 기업과 대학들이 반기는 사업이다. 이 가운데 ‘고용예약’ 프로그램으로 현재 4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데 그 중 ‘스마트팩토리 과정’에는 구미대 학생 20명이 참가해 14명이 스마트팩토리 도입기업 7개사에 취업했으며 ‘특성화고 도제 과정’에는 경북도교육청의 중개로 도내 특성화고 학생 21명이 참가해 현재 19명이 삼성중공업에 취업했다.

 또 ‘지역산업 맞춤형 과정’에는 김천대 학생 22명이 메가임플란트사에 고용 예약이 돼 있으며, ‘청년 취업지원 사업 과정’에는 노동부와 경주기술직업전문학교가 협력해 28명이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

 경북센터는 한 발 더 나아가 원청 및 하청업체와 고객을 실시간으로 묶어 생산 정보를 공유하는 ‘대표공장사업’을 벌인다. 이 시스템이 완비됐을 경우의 한 예로, 원청업체는 하청업체가 생산하고 있는 제품이 어느 공정에 와 있는 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고 하청업체는 제품에 대한 고객의 불만과 건의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제조에 반영할 수 있다.

즉 제품이나 시제품 등을 가지고 3사 직원들이 먼 거리를 왔다갔다 할 필요가 없게 된다. 제품 생산과정의 시행착오로 인한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센터는 장기적으로 스마트팩토리 교육과 이 분야 지원인프라 구축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우선 구미에 ‘글로벌스마트밸리 지원센터’ 건립(완공연도 미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건물이 완공되면 지역 중소기업들이 부품 시험 등에 활용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장비가 들어오고, 스마트팩토리 관련 부품과 모듈 개발 환경이 구축된다.
 
 스마트팩토리 인재 양성은 3트랙으로 추진된다. 그 하나로 글로벌스마트밸리 지원센터에 ‘스마트팩토리 아카데미’를 개설해 오는 2021년까지 매년 1000명의 중소기업 재직자에게 실무 교육을 한다. 이수자들은 스마트팩토리 운영과 사후관리를 담당하게 된다.
  
 이와 함께 고택 활성화를 위한 ‘G-STAR 명품 고택’ 사업도 추진한다. 이 사업으로 지금까지 도내의 200여개 고택 중 48개를 골라 웹서비스를 지원해 왔다. 올해는 5개의 고택을 추가해 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 포항창조경제센터, 포스코 자율로 창업생태계 조성

 경북에는 구미의 경북센터 외에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도 있다. 전국 최초의 민간 자율형 센터다. 대기업인 포스코가 자체적으로 포항지역의 창조경제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창업지원 콘트롤 타워, 벤처 및 강소 기업 육성, 창의 공작소 운영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벤처기업 육성 사업은 창업 아이디어 공모→R&D지원→펀드지원 통한 벤처창업 순으로 이어진다. 지금까지 아이디어 공모는 2011년부터 연간 2~3회씩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54개 사가 선정돼 86억원이 지원됐다. 이 가운데 사업화가 연계된 R&D에 기업당 3억 원이 지원돼 모두 14개 사에 42억원이 지원됐다.

 또 포스코가 만든 ‘동반성장펀드’를 통한 벤처·창업지원, 입주·유망 벤처기업 육성에 나서 지금까지 보육기업 83개 사를 지원해 254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강소기업 육성은 포스코와 포스텍(포항공대)의 기술지원, 투자지원, 판로지원 등 3가지로 진행된다. 기술지원을 위해서는 기술지원단이 운영돼 지금까지 116개 사가 232건의 지원을 받았다.
 
 투자지원은 동반성장 펀드를 통해 포항의 기업 358건에 478억원을 지원했다.

 판로지원은 이들 강소기업 중 포스코에 맞은 기술이나 제품이 있을 경우 포스코가 이를 적극 구매해 주는 제도다.

 포항센터는 올해 포스코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활용한 ECO산단과 함께 첨단소재 클러스터 조성에 나선다. 특정 지역에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포항의 관련 기업들을 네트웍으로 묶어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포스코 외주사에게만 지원해 왔던 경북센터의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포항에 있는 모든 기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업체당 2000만~4000만 원씩 모두 4억7000만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미래창조과학부 소속에서 중소벤처기업부 내의 창업생태계조성과로 소속이 바뀜에 따라 추진업무의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방침에 따라 유동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북도가 한 가지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은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효과가 매우 크고 중소기업들이 절대적으로 환영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지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도는 경북센터의 운영을 ‘창업벤처 육성’과 ‘스마트팩토리 운영’의 2 트랙으로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문화와 농업 부문 지원은 올해 사업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경북센터가 전국 15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가장 잘 하는 분야다. 경북뿐 아니라 전국의 스마트팩토리 기업들이 여기에 와서 교육을 받고 간다. 이 좋은 기능은 결코 버릴 수 없다. 사업 이름은 바뀔 수 있겠지만 이 기능은 유지돼야 한다. 삼성의 전문가 50여명이 지역 기업들에 서너 달 상주하면서 기업들이 이전에 미처 몰랐던 노하우들이 속속 전수되면서 지역 기업들이 매우 좋아한다. 서로 여기에 참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도는 이와 함께 포항센터에 대해서도 우선 포스코 경영진과 협의해 민간 자율형 센터로서의 장점을 살려 운영이 계속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미 포항센터의 관계자도 “기존 역할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송경창 경북도 창조경제실장은 “경북의 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을 줬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앞으로의 운영 방식에는 변동이 있을지 모르나 근본적으로는 지역 중소기업의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는 데는 많을 역할을 했으므로 이 시스템의 장점을 살려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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