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 길음뉴타운 인근에서 만난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전용면적 59㎡(25평) 규모 아파트를 사려는데 '8.2 부동산대책' 이후 가격이 좀 떨어졌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성북구 길음동은 '갭투자의 메카'로 불리는 곳이다. 아파트 전세가율이 높아 전세 세입자를 끼고 집을 구매하는 갭투자가 성행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길음뉴타운8단지래미안' 아파트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기준으로 4억7800만~5억3500만원 선에 거래됐다. '길음뉴타운 4단지 e편한세상' 전용면적 59㎡는 4억2000만~4억3300만원 선에 거래됐다.
이 곳을 찾은 것은 대책 여파로 갭투자를 한 다주택자들이 가격을 낮춘 급매물을 내놓은 것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이 중개업자는 "그동안 호가에 따라 팔았던 사람들이 지금은 팔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며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은 없고, 매수자 문의만 온다"고 말했다.
이에 "좀 더 기다려보면 될까요"라고 다시 묻자 "글쎄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번 대책으로 인한 충격으로 매도인들이 파는 것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 기다려도 헛수고일 수도 있다는 말"이라며 "팔지 않으면 양도세가 안 나오니 계속 보유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꼭 팔아야 되는 사람 중에서 급매물을 내놓을 수는 있다"며 "아직은 모른다"고 덧붙였다.
강남 개포동·대치동 등 아파트 재건축 지역과 달리 성북구 길음동에서는 오후 늦게까지 문을 연 중개업소들이 많았다.
A중개업소 대표는 "대책이 발표됐다 해서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지금 산다 해도 매물 자체가 없다"며 나중에 오라고 했다.
또다른 B중개업소는 가격이 안 떨어질 것이라며, 오히려 나중에 가격이 오르면 손해를 볼 수 있으니 지금 살 것을 권유했다.
B중개업소 대표는 "장담하는 데 가격은 절대 안 떨어진다"며 참여 정부 부동산 대책을 비롯해 그동안의 정책이 집값을 잡는 데 실패했던 사실을 꼽았다.
그는 "양도세 몇 백만원 내는 게 무서워서 투자자들이 팔까? 절대로 안팔 것"이라며 "양도세 때문에 수익이 줄어드니 아파트를 더 오래 갖고 있게 된다. 집을 더 안 내놓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갭투자자들이 절대로 집을 싸게 내놓을 리 없다"며 "양도세를 더한 금액으로 집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여의도역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급매물을 찾는 사람이 많다. 매수자 문의만 들어온다. 지금 당장 변화는 있을 수 없다. 한달 정도 지켜봐야 한다"며 매도인·매수인 모두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싸게 나온 급매물을 찾는 사람들은 많지만, 파는 사람들은 여전히 관망세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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