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여야 지도부 회동, 분위기가 무르익어야…"

기사등록 2017/07/12 16:39:48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제19대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와 청와대 본관에 도착한 10일 오후 청와대  국기게양대에 봉황기가 걸려 있다. 2017.05.10. photo@newsis.com
  "모여서 말싸움 할 수 없어···사전 조율이 우선"
  "둘 중 한 명 낙마?···전혀 논의한 적 없어"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청와대는 12일 미국·독일 순방성과를 공유하는 취지의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에 대해 "우선 분위기가 무르익어야 한다"며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방부·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임명에 대한 여야 간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내 여야지도부 회동 성사여부에 대해 "회동은 우리의 의지만 있어서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여야 대표들이 와서 말싸움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며 "사전에 어느 정도 조율이 되고 분위기가 무르익어야 되지 (무조건) 앉혀 놓고 모양새만 더 안 좋아지면 가만히 있느니만 못한 자리가 된다. 그런 것들을 면밀히 잘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만남 자체보다는 상황이 잘 타결되는 방향으로 가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만남을 전제로 해서 무엇을 하기보다는 정국이 풀리는 방향 쪽으로 계속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당초 14일 여야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미국·독일 순방을 통해 얻은 정상외교의 성과를 소개하고 논의된 외교·안보 이슈에 대한 내용을 공유할 예정이었다. 귀국한지 일주일이 넘어가게 되면 회동의 의미 자체가 사라진다는 게 청와대의 기본 인식이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에 대해 야당 대표에게 양해를 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야3당은 두 후보자 모두 부적절하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으며 인식의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문 대통령이 두 후보자의 임명을 2~3일 보류했고,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협상을 벌이고는 있지만 타협점을 찾을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일단 며칠 (지켜) 보기로 했으니까 우 원내대표가 열심히 뛸 것으로 본다"면서 "그리고 나서 결과에 대해서 판단을 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 관계자는 우 원내대표가 '둘 중 한 명 낙마' 시나리오를 갖고 야당과 협상을 하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한 명을 (지명철회) 해서 (합의해) 준다면 할 수 있다' 이것을 저희가 의견으로서 정립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인가 가이드라인을 '이렇게 해야 한다. 여기에 한 명은 줘도 된다. 아니면 최악의 경우 둘 다 줄 수 있다' 이런 얘기를 전혀 논의해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야당과의 협상이 길어지면 임명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는 "문 대통령은 인사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원칙적으로 보고 있다"며 임명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상황에선 어찌됐든 어떻게 해서 누굴 주고, 빼고, 넣고 이런 타협안을 갖고 아니고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며 "원내대표가 본인이 시간을 달라했으니 어떻게 협상해 오는지에 대해 저희들은 보고를 받고 또 여당과 협의를 해야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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