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류샤오보···톈안먼 사태 이후 '中 민주화 투쟁' 상징

기사등록 2017/07/13 23:11:45
【베이징=AP/뉴시스】중국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인물로 2010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류샤오보(劉曉波·61)가 간암 말기로 투병 중이라고 홍콩 빈과일보(蘋果日報)과 미국의 소리(VOA)가 26일 보도했다.사진은 지난 2012년 12월 6일 부인 류샤가 베이징 자택에서 AP통신과 인터뷰하며 수감 중인 남편 류샤오보와 찍은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 2017.06.26
류사오보, 톈안먼 사태로 中 민주화, 인권 운동 위한 반체제 인사로 거듭나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13일 간암으로 인해 사망한 류샤오보(61)는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다. 그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부터 그 이후 20년 넘게 중국의 인권과 민주주의,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워온 중국 인권운동의 상징적 인물이다.

 지난 1955년 중국 지린성 창춘시의 한 지식인 가정에서 태어난 류샤오보는 베이징 사범대에서 석사졸업 이후 강의를 시작했고, 4년 뒤 해당 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8~1989년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미국 컬럼비아대학과 하와이대학 등에서 방문학자 생활을 하면서 학자로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러나 류샤오보는 1989년 톈안먼 시위를 통해 ‘반체제 인사’로 거듭났다. 시위 초기 그는 홍콩 밍바오 등 언론에 관련 기고문을 보냈고, 5월부터는 톈안먼 광장에서 벌어진 단식농성에 동참했다.

 6월 4일 시위가 유혈진압된 이틀 뒤 그는 반혁명 배후로 체포돼 조사를 받았고 9월 공직에서 해임됐다. 1991년 1월 베이징중급인민법원에서 반혁명죄로 재판을 받았지만 농성 막판에 학생들이 톈안먼 광장을 떠나도록 설득했다는 이유로 형사적 처벌을 면제받았다.

 하지만 류샤오보는 그 이후에도 베이징에서 독립평론가로서 정부를 비판하는 작품들을 발표했고, 인권 운동에 참여했다. 1995년 2월 12명의 인권 운동가와 함께 ‘톈안먼 시위’ 관련 호소문을 발표했다가 약 1년간의 가택연금 처벌을 받았다. 1996년 10월 10일에는 ‘쌍십선언’을 발표하면서 결국 3년간의 노동교화형을 받았고, 1999년 10월 출소했다.

 2008년 12월 유엔 인권헌장 발표 60돌을 맞아 내놓은 ‘08 헌장’은 류샤오보가 국제사회에 알려지는 전환점이 됐다. 그는 300여 명의 중국 지식인들과 함께, 체코 반체제 인사들의 ‘77헌장’을 모델 삼아 중국의 언론자유, 인권 및 선거 자유 등을 촉구하는 헌장을 발표했다. 1만3000명이 해당 헌장을 지지하는 서명에 동참했다.

 류샤오보는 헌장 발표 이틀 뒤 체포돼 또 다시 1년간의 가택연금 조치를 받았다. 이어 2009년 6월 23일 국가권력 전복 선동 혐의로 정식 체포됐고 그해 12월 25일 그에게는 징역 11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2010년 2월 베이징고급법원은 그의 상소를 기각했고 그해 5월부터 랴오닝성 진저우 감옥에서 복역했다.

 류샤오보 석방 요구을 요구하는 국제사회 요구가 강해지면서 2010면 1월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 달라이라마, 데즈먼드 투투 주교 등이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미국과 독일 의사가 간암 말기로 위중한 상태인 중국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를 진찰하는 모습(랴오이우 페이스북 캡처)
그 결과 같은해 10월 8일 그는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당시 노벨상 수상위원회는 “그는 중국 인권 개선을 위한 광범위한 투쟁을 대표하는 인물이며 중국에서 기본적인 인권을 위해 길고 비폭력적인 투쟁을 벌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그해 12월 중국 외교부는 “노벨위원회는 중국 현행법을 위반하고 복역 중인 범죄자인 류사오보에게 평화상을 수상했다”면서 “이는 국제사회가 반대하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런 결정은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그해 12월 10일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는 류샤오보는 물론 아내 류샤도 참가하지 못했다. 시상식을 앞두고 당국이 류샤는 물론 친구들까지 뚜렷한 법적 근거 없이 가택에 연금함으로써 대리 수상의 길을 차단했다.

 올해 6월26일 류샤오보의 변호사인 모샤오핑은 “류씨가 지난달 23일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며칠 후 풀려났다”며 “선양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랴오닝성 교도당국도 류샤오보가 선양 소재 중국의과대학 제1부속병원에 8명의 중국 암 전문의의 치료를 받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간암 말기 진단을 받고 풀려난지 50여일 만에 숨을 거뒀다. 중국 정부는 끝내 그에게 해외 치료를 허가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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