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여성 당대표 3인 시대' 열리나

기사등록 2017/06/26 09:42:40
【서울=뉴시스】 23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가톨릭대학교 베리타스센터에서 열린 바른정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부산·울산·경남 정책토론회에 참가한 이혜훈 의원이 인사를 하고 있다. 2017.06.23. (사진=바른정당 제공) photo@newsis.com
추미애·심상정·이혜훈 여성 당대표 시대 개막할까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의 당대표 선출이 유력해지면서 여의도 정가에는 '여성3인 당대표 시대' 개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된다면 원내 5당 중 3당이 여성 당대표로 채워진다. 현재 원내 여성 당대표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등 2명이다.

 이 의원은 바른정당 전당대회 권역별 투표에서 호남권(광주·전남·전북·제주)을 제외한 충청권, 영남권 1차(대구·경북). 영남권 2차(부산·울산·경남)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면서 2위인 하태경 의원을 따돌리고 선두를 굳히고 있다. 24일 열린 수도권 투표까지 이기게 된다면 총 5개 권역 중 4개 권역을 석권하게 된다.

 바른정당은 권역별 당원투표 결과(70%)와 24~25일 실시되는 일반국민 여론조사(30%반영)를 합산해 26일 당대표를 최종 결정한다. 이 의원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JTBC 뉴스현장 등에서 고정패널로 활동해 일반국민 인지도가 높다. 쿠키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실시한 바른정당 차기 당대표 여론조사에서도 1위(33.1%)를 차지했다.

 그동안 여의도 정치문화는 남성중심 정치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대 총선에서 여성의원 당선자 비율은 17%에 그쳤다. 유엔 권고 수준인 30%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30% 정도는 돼야 과소대표가 극복이 된다"며 "여성의원 수도 비례대표보다 지역구가 많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도 지난 22일 MBN 시사프로그램 '판도라'에 출연해 "정치권은 여성이 살아남기 어려운 분야"라며 "여성 당대표가 되면 (남성중심 정치문화 변화가) 압축적으로 당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심상정 대표가 대선에서 선전하면서 여성 정치인에 대한 세간의 잘못된 시선을 상당히 해소했다"며 "여성 정치인들이 희망을 가지고 너도나도 도전해보자, 이런 붐이 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 말처럼 여성 정치인의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포스트 심상정' 시대를 준비하는 정의당 당대표 선거는 이정미 의원과 박원석 전 의원 양강구도가 예상된다.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된다면 심 대표를 이어 '여성3인 대표 시대' 바통을 물려받게 된다.

 이러한 여성 의원의 활약에 대해 신율 교수는 "여성의 정치참여를 증가시키기 위한 롤모델 증가로 볼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정치가 부드러워질 거라는 이미지를 준달지 '상징성'의 변화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질적 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초당적 여성 중진 의원 모임인 '여진회'를 주선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 의원이 대표로 당선된다면 소통하고 포용하고 배려하는 여성적 가치를 구현하는 리더십이 발휘될 것"이라며 "지금처럼 꽉 막힌 여소야대 국면에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진다"고 밝혔다. 9일 오전 첫 조찬회동을 가진 여진회에는 심 대표와 이 의원 모두 참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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