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NN 방송은 11일(현지시간) 메이 총리의 정권 유지에 대해 '데드 우먼 워킹(Dead woman walking)'이라는 표현을 썼다. 직역하자면 "죽은 여자가 걸어다닌다"라고도 할 수 있지만, 사형수가 형 집행을 위해 집행장으로 걸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죽음을 얼마 남기지 않을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때로는 좀비를 지칭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보수당과 DUP는 10일 밤 늦게 이번 주부터 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영 총리 관저는 앞서 예비 합의는 이미 이뤄졌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보수당 내 좀더 진보적인 세력들에서는 보수 성향이 강한 북아일랜드의 DUP와 연정을 구성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DUP가 일종의 종교 정당과도 같아 동성애나 낙태 등 사회적 문제들에 있어 강경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우려이다.
이번 총선에서 의석 수를 크게 늘린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당수는 이미 몇 달 내에 새 총선을 치르는 쪽으로 정국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새 총선을 치르는 것이 영국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며 불안정한 상황을 계속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보수당 내에서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메이 총리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지난 5월 메이 총리에 의해 해임된 조지 오즈본 전 재무장관은 "메이 총리 정권에 대한 사망 판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이 리더십 찬탈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오즈본 전 장관은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영국 하원 내 정당별 의석 분포 상황은 브렉시트 협상이 좀더 복잡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연정 구성 협상에 동의한 DUP는 브렉시트에는 찬성하면서도 단일시장은 유지돼야 한다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오즈본 전 장관은 총선으로 하드 브렉시트가 힘들어진 것은 바람직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많은 우려들에도 불구하고 메이 총리는 총리로서의 임무를 계속할 것을 선택했다. 그녀는 영국 국민들에게 안정과 확신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총선 전 임기를 다 채울 것이라고 말했던 메이 총리는 총선 후에는 지금 당장 해야 할 일들을 할 뿐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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