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유럽연합(EU)이 8일(현지시간) 영국 총선을 긴장 속에 지켜보고 있다. 선거 결과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 예측이 엇갈리고 있지만 EU 내부적으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보수당이 재집권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메이는 작년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총리직에 오른 후 관련 논의를 주도해 왔다.
EU는 영국 총선이 종료되면 오는 19일 영국과의 브렉시트 협상을 정식으로 시작하길 희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총선 결과가 발표되는 대로 집권당과의 비공식 접촉을 진행할 계획이다.
EU는 표면상으론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도 노동당도 지지하지 않고 있다. EU관계자들이 원하는 한 가지는 영국에 유권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협상에 임할 수 있는 '강력한 지도자'가 나오는 것이다.
EU 입장에선 메이 총리의 재집권이 나쁘지 만은 않다. 메이는 지난해 5월 브렉시트가 결정되고 총리직에 오른 이래 일관된 자세로 브렉시트 논의에 임해 왔다.
메이가 의도한 대로 보수당 과반 의석 확대에 성공하면 자신의 브렉시트 협상 권한을 대폭 키울 수 있다. 이는 곧 유권자들이 메이의 브렉시트 전략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메이 총리는 노동당 등 야권의 '하드 브렉시트'(EU 단일시장 탈퇴) 반대파들은 물론 보수당 내 반 유럽 강경파들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뜻대로 브렉시트 협상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메이는 EU와 영국 모두에 건설적인 방향으로 브렉시트를 이루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그의 협상력이 강화되면 '이혼 합의금', 영국 내 EU 이주자 권리 보장 등을 놓고 타협이 용이해질 거란 기대감이 나온다.
총선 유세 과정에서 지지 결집을 위해 메이 총리가 보인 강경한 입장을 고려할 때, 메이 재집권 이후 브렉시트 협상이 더욱 골치아파 질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메이는 EU와의 의견 절충을 강조하는 한편 EU가 불평등한 협상을 강요할 경우 '노 딜(No deal)' 브렉시트도 무릅쓰겠다고 주장했다. EU의 미셸 바르니에 협상대표도 협상 결렬은 분명 가능하 얘기라고 지적했다.
노동당이 정권 교체에 성공할 경우 브렉시트 협상 방향은 완전히 달라진다. 코빈은 EU 탈퇴를 추진하되 단일 시장 잔류, EU 이주자 권리 보장 등 '소프트 브렉시트'를 지지한다.
브뤼셀 ULB대학의 아망디네 크레스피 연구원은 "코빈이 승리한다면 흥미로운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며 "그로 인해 모든 카드가 뒤집힐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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