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선 D데이···보수당 주도 '헝 의회' 실현되나

기사등록 2017/06/08 09:42:24
【노리치=AP/뉴시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7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노리치에서 총선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2017.6.8.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협상 방향을 가를 영국 총선이 8일(현지시간) 실시된다.

◇ 총선 투표 시작···메이의 '승부수' 향배는

 유권자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한국 시각 오후 3시~9일 오전 6시) 사이 영국 전역의 4만개 투표소에서 표를 행사한다. 투표가 종료되는 대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개표가 시작된다.

 영국은 2015년 총선을 치른 지 2년 만에 조기 총선을 치른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집권 보수당 의석 확대를 통해 자신의 브렉시트 협상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며 지난 4월 조기 총선을 직접 요청했다.

 이번 총선에선 하원 전체 650명을 다시 뽑는다. 제1당이 소수정부로 전락하지 않고 국정을 장악하려면 과반(326석)을 확보해야 한다. 현 의석은 보수당 330석, 노동당 229석, 스코틀랜드국민당(SNP) 54석, 자유민주당(LD) 9석 등이다.

 메이 총리는 보수당이 이미 과반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세력 확대가 필요하다며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초반 보수당에 유리하게 돌아가던 판세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 여론조사 "보수당 302석으로 과반 달성 실패"

 유거브가 총선을 하루 앞둔 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수당은 과반에 크게 못미치는 302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집권엔 실패해도 의석이 269석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보수당이 실제로 과반 달성에 실패하면 영국에는 '헝 의회'(Hung parliament. 과반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없는 의회 구도를 가르키는 말)가 출현한다. 이 경우 보수당은 다른 정당과 연정을 구성하던가 소수 정부로 남게 되는데, 다른 정당들 협조 없인 사실상 입법이 불가하기 때문에 국정 장악력이 크게 약화된다.

 다만 여론조사별 예측치가 상이해 투표함을 열어보기 전까진 최종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7일 기준으로 서베이션(보수당 41%, 노동당 40%), 유거브(42% 대 35%), 콤레스(44% 대 34%) 등 업체별 설문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BBC방송은 여론조사마다 지지율 격차가 차이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일단은 모두 보수당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며, 만약 노동당이 이긴다면 여론조사의 총체적 실패라고 설명했다.

【콜윈베이=AP/뉴시스】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7일(현지시간) 웨일스 콜윈베이에서 선거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2017.6.8.

◇ '헝 의회' 현실화되면 브렉시트 협상 '빨간불'

 메이 총리가 꿈꾸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보수당이 과반을 달성하고 이전보다 의석 수도 늘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의회를 완전히 평정하면 반대파 눈치 볼것 없이 본인 뜻대로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헝 의회가 현실화되면 브렉시트 협상에도 '빨간 불'이 켜진다. 보수당과 극우 영국독립당(UKIP)을 제외한 주요 정당 모두가 메이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EU 단일시장, 관세동맹 탈퇴) 방침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정권교체시 국민투표 결과를 존중해 브렉시트를 저지하진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EU를 떠나도 단일시장에 잔류하고, 영국 내 EU 회원국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소프트 브렉시트'를 공약했다.

 메이 총리는 안정적인 브렉시트를 추진하려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표를 호소했다. 그는 7일 유세에서 "브뤼셀(EU 본부가 위치한 벨기에 수도)에서 내가 영국을 위해 싸울 수 있도록 내일 투표소에서 지지해 달라"고 말했다.

◇ 총선 전 연쇄 테러, 어느 쪽에 유리

 안보 이슈 역시 이번 총선의 향방을 결정할 쟁점이다. 영국은 3개월 사이 역사상 최악의 테러를 3번이나 겪었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맨체스터 아레나, 런던브리지·버러마켓 등에서 몇 주 간격으로 테러가 잇달아 발생했다.

 노동당은 보수당 정권의 무리한 긴축이 테러라는 사단을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보수당은 메이 총리가 과거 내무장관을 지내던 시절 긴축 정책의 일환으로 경찰과 정보기관 인력을 2만명 가량 축소했다.

 코빈 대표는 7일 유세에서 "노동당은 이 나라 전역의 모든 공동체를 위한 정부를 세울 것"이라며 "우린 불평등을 저지할 수 있다. 긴축을 끝낼 수 있다. 여러분은 엘리트와 냉소자들에게 일어나 맞설 수 있다"고 말했다.

 메이는 한층 강경한 테러 대응을 약속했다. 그는 테러 단속에 인권법이 걸림돌이 된다면 기꺼이 법안 수정을 꾀하겠다고 했다. 또 해외국적 테러 용의자 추방, 잠재적 위협인물의 자유 제한을 더욱 용이하게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ez@newsis.com

관련뉴스